한국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 수 시간 전에야 미국측에 전격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미 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위싱턴 현지시간으로 7일 오후(한국시간 8일 오전) 퇴근 무렵에야 본부로부터 '중대한 발표가 있으니 송민순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의 전화를 연결하라'는 지시를 받고 부랴부랴 국무부측과 연락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주미 대사관 고위 관계자가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에게 전화로 남북 정상회담 사실을 통보했으며, 이 당국자는 '놀라운 사태 진전(surprising)'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
주미 대사관 관계자들은 '중대한 발표'가 남북 정상회담일 것이라는 짐작은 했지만, 자신들도 이런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지는 않았다며 이번 발표가 전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번에는 아니라 해도 과거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와 송민순 장관이 청와대 안보실장 시절 방미했을 때 미국 정부에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설명한 적이 있기 때문에 사전 조율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는 거꾸로 보면 최근에는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미국 정부와의 조율이 없었음을 시사하는 설명이기도 하다.
미국측과의 사전 조율이 없었던 것과 관련, 미국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과거 한국전쟁 휴전 50주년 기념 행사 때 미국측 초청인사로 방한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다른 15개국 대표들과 똑같은 대접을 받은 데 대해 서운해 하더라며, '미국은 다른 우방과 다르지 않느냐'는 시각에서 보면 미국이 섭섭해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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