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습니다.
근처에서 놀던 아이들이 그것을 보고
열매를 따먹으러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같이 놀던 아이 중 하나는
열매를 따먹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이유를 묻자
그 아이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사람들이 늘 오가는 길가에 서 있는 나무에
열매가 저렇게 많이 달려 있다면
써서 먹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동진(東晉)에 살던 왕융(王戎)이라는 사람의
어릴 적 이야기입니다.
왕래가 많은 길가에 남아 있는 오얏나무의 열매는
먹어 보지 않아도 쓰다는 것을 알았던
이 아이의 이야기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거나 먹지 않는 것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을 지닌
'도방고리(道傍苦李)'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참 똑똑한 아이네요.
그러나 그렇게 똑똑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접 먹어 봐야 쓴 줄 압니다.
그리고 쓴 맛을 달래기 위해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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