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질 21명이 억류돼 있는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지역의 탈레반 고위인사가 2일 탈레반은 인질협상에 만족하고 있으며 당장 인질을 추가로 살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물라 사비르 나시르는 이날 미 CBS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우리는 협상 진전을 낙관하기 때문에 새로운 데드라인(협상시한)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인식되면 다시 데드라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시르는 탈레반은 지금 한국 정부 관리들과 직접적으로 협상하지는 않고 있지만 탈레반과 한국 대표간의 대면협상 일정을 잡고 있으며, 수일내에 이뤄질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한국대사의 설명에 만족하며, 그들의 의무를 이해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 아프간 정부의 협상가들이 탈레반과 한국정부의 중재자로 활동하면서 거짓말과 속임수를 써왔다면서 "우리는 지금까지의 (협상)진전에 대해 만족하지만 그들(한국인들)이 아프간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며칠 내에 결과를 얻게 되기를 희망하지만 이는 한국 정부 대표단의 정직성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말했다.
나시르는 여자 인질 2명이 위독하다고 앞서 탈레반측이 밝힌 데 대해 인질들이 아프지만 인질로 잡힌 뒤 발병한 게 아니라 (납치전에)이미 아픈 상태였다고 답변했으나 인질들이 위독한 상태냐는 질문엔 "위독한지 아닌지는 알라신이 알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카불에 있는 사설병원의 의사인 모함마드 하심 와하아지는 6명의 아프간 의료진들이 3일 인질들을 치료하기 위해 가즈니 지역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CBS가 전했다.
와하아지는 "우리의 목적은 단지 환자인질들을 치유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들은 의사들이기 때문에 탈레반이 해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탈레반 중에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또 CBS 방송에 따르면 탈레반과 협상하고 있는 와히둘라 마주디디 아프간 정부대표는 탈레반 저항세력이 한국 대사를 만나기로 합의했다면 그러나 아직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한국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 협상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탈레반은 탈레반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직접 협상을 가지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아마디는 "이번 일은 전적으로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의 문제"라면서 "이것이 탈레반이 한국정부로 하여금 아프간 정부와 미국정부에게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토록 압력을 가하라고 말해온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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