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군이 1일 한국인 인질들이 억류되어 있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군사작전을 경고하는 전단을 살포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가 군사작전을 시작할 경우 모든 인질들이 살해될 것이라는 탈레반 대변인의 거듭된 경고가 나온 지 몇 시간 후에 시작된 아프간 군의 이같은 행동은 인질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AP>에 따르면 아프간 군은 이날 헬기들을 동원해 한국인들이 납치,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 일원에서 주민들에게 군사적전에 대비할 것을 요청하는 전단을 뿌렸다.
아프간 국방부는 전단에서 "우리는 이 지역에서 군사작전에 돌입하려 한다"면서 "주민 여러분들은 안전을 위해 정부가 통제하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권고했다. 군당국은 그러나 언제, 어디서 군사적전을 돌입할지와 이 작전이 인질 구출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아프간 정부가 200여 명의 특수부대원을 사건 현장에 파견했다는 일본 <NHK>의 1일 보도 뒤에 나온 것으로 아프간 군이 한국인 인질을 구출한다는 명목으로 탈레반 소탕작전을 사실상 시작한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 있다.
아프간 군의 이같은 조치는 또 군사행동을 반대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군사적 행동에 반대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현지 국제치안유지군과 아프간 정부도 잘 알고 있고, 한국의 동의없이 군사작전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단지 살포 보도 후에도 "아프간 정부군과 국제치안유지군에 우리 정부와 협의 없이 군사작전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 재확인 시키고 있다"며 "전단지 살포했다는 외신 전후로 우리의 입장 계속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프간 당국이 인질-수감자 맞교환을 수용하라는 한국의 요청을 거부한 데 이어 한국의 군사작전 반대 입장마저 묵살하고 일을 빨리 종결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아프간 군이 실제 공격을 감행하지 않더라도 전달 살포나 특수부대 배치 같은 행동에 나섬으로써 납치세력으로 하여금 군사작전이 시작된 것으로 인식하게 해 인질들을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AFP>통신에 전화를 걸어 "협상시한이 지난 이후에 한명 또는 더 많은 인질들이 언제라도 살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화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는 만약 아프간 정부가 군사작전을 개시할 경우 모든 인질들이 살해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하면서, 탈레반 지도부가 인질 21명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