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謹弔 <월스트리트저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謹弔 <월스트리트저널>"

미디어 황제 머독, 끝내 다우존스를 삼키다

"슬프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더미를 쌓아놓고 주위에 둘러서서 위스키를 마시며 밤 새워 장사를 지냈다."
  
  "밴크로프트가(家)가 루퍼트 머독의 제안을 뿌리치지 못한 것은 다우존스와 미국 언론계에 불행이다."
  
  
미디어의 황제 루퍼트 머독이 20년간 탐내왔던 <월스트리트저널>을 마침내 거머쥐었다. 이 신문의 모회사인 다우존스 이사회가 지난 31일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 회장 머독의 50억 달러 인수 제안을 최종 수용하기로 한데 따라서다.
  
  다우존스 의결주식의 62%를 가지고 있는 밴크로프트가는 머독의 파격적인 인수 제안이 들어온 후 4개월간 깊은 갈등과 분열을 겪다가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밴크로프트가가 보유한 의결권의 절반인 32%가 머독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의결권의 29%를 보유하고 있는 일반 주주들도 뉴스코프 인수 제안에 호의적이어서 머독이 다우존스를 인수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기사 : 머독의 탐욕과 집요함, 월스트리트저널 삼킬까)
  
  105년만에 막을 내린 밴크로프트 시대
  
  이로써 전세계 신문사와 위성 방송국, 미국 <폭스> 텔레비전 네트워크, 온라인 네트워크 사이트 '마이 페이스' 등 100개 이상의 미디어를 거느린 머독은 미디어 황제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굳건히 했다. 총 자산은 280억 달러로 늘어났고 '폭스 비즈니스 채널'이 오는 10월 개국하면 경제 미디어에서도 무적의 입지를 굳히게 된다.
  
  1902년 다우존스의 최대주주로 등장해 월스트리트저널을 오랜 세월 독립적이고 독보적이며 가장 신뢰받는 신문으로 일군 밴크로프트가문의 시대는 105년만에 종말을 고했다. 밴크로프트가의 원로들은 기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반대했지만,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하고 다우존스의 언론 정신을 체득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의 매각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무릎을 꿇은 것은 밴크로프트만은 아니었다. 미국 최고 권위의 경제지라는 자부심 하나로 살아왔던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의 한숨도 깊었다. 머독이 신문 편집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 고위급 편집자들을 유임시키는 약속을 협상 막판에 받아내긴 했지만 그가 그 약속을 지키리라고 믿는 이들은 드물다.
  
  다우존스의 일부 직원들은 돈많은 오너의 등장으로 수년간 이어졌던 경영불안이 해소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인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신문의 웹사이트에는 수많은 네티즌들이 몰려와 머독의 뉴스코프를 비판하고 다우존스 주주들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더 많은 돈을 원했던 밴크로프트의 젊은 세대들
  
  밴크로프트가 구성원들은 인수 제안 승인 여부를 두고 막판까지 대립했다. 지난주 말에는 끝내 매각을 거부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그동안 매각을 반대해왔던 두 명의 핵심 주주가 주말 동안 입장을 바꿈에 따라 매각을 찬성하는 지분이 밴크로프트 전체 지분의 반을 넘어서게 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밴크로프트가는 당초 편집권 독립 훼손 가능성 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머독의 인수 제안에 부정적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 노조도 머독이 과거 언론사를 인수한 후 보여줬던 편집권 간섭과 논조의 보수화, 종업원들에 대한 전횡 등을 이유로 반대했었다.
  
  그러나 주당 60달러라는 파격적인 인수가격 자체가 매력적이었던 데다 막판 다우존스가 3000만 달러에 달하는 법률 자문료 부담을 제안하면서 밴크로프트 내부가 크게 흔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우존스 이사회가 머독의 제안을 거절해 주가가 떨어지고, 다른 인수자도 나서지 않을 경우 이사회가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에 걸릴 가능성도 점쳐져 밴크로프트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강요받았다는 것도 매각 배경 중 하나였다.
  
  머독은 월스트리저널의 국내 기사를 강화함으로써 뉴욕타임스 등에 대항해 의제설정 기능을 강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이는 미국 언론계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이며, 대형 신문 기업들이 머독의 움직임에 대항해 인수·합병을 가속화함으로써 미국 언론의 대기업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유럽판과 아시아판을 확장하면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등에 심각한 도전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는 월스트리트저널과 다우존스 뉴스와이어, 다우존스 인덱스, 경제주간지 바론스와 스마트머니, 경제전문 웹사이트인 마켓워치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