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은 득세하고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지도력을 상실하고 있다"
미국을 등에 업고 대통령이 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정권에서 유력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통하는 압둘 사타르 무라드 카피사주 주지사는 최근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프간 정세와 관련해 정부와 탈레반, 미국 및 파키스탄 정보부 등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밝혔다.
카피사주는 수도 카불에서 북동쪽으로 32㎞ 정도 떨어진 지역으로 무라드 지사는 이 지역에 탈레반이 재집결해 여러 차례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무라드 지사는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과거 소련의 아프간 침공 시절 저항군으로 참여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그의 견해는 대체로 미국 정부 및 정보부의 견해와 일치하며 <뉴스위크>는 그의 견해에 대한 파키스탄 또는 파키스탄 군 정보부의 반론을 싣지 않았다.
- 왜 아프간 정부의 입지가 약해지고 탈레반이 득세하는가?
▲아프간 전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고 국내외적으로 여러 원인이 있지만 특히 파키스탄 정보부(ISI)내 몇몇 강경파 인사들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점증하고 있는 테러 행위의 배후임을 알아야 한다.
지금도 ISI 일부 장교들은 아프간 뿐 아니라 파키스탄에서의 탈레반 활동을 돕고 있다.
내부 요인으로는 아프간 정부가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특히 변방에는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고 누군가 그 힘의 공백을 메울 수밖에 없다. 범법자들이거나 탈레반이거나 아니면 알-카에다거나 간에..
- 왜 ISI 일부 세력이 아프간의 불안정을 꾀하는가?
▲불행하게도 ISI는 애초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정통 (이슬람)국가를 세워 인도 및 카슈미르에서의 전쟁에 활용하려 했다. 그들은 열성 이슬람 신자들을 끌어 모아 카슈미르에 보냈으며 탈레반 집권 기간 이런 정책을 추구했고 지금도 ISI 일부 인사들은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강하고 안정적이며 발전된 아프가니스탄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 그러나 미국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을 핵심 동반자로 여기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해도 ISI 일부 세력은 그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 무샤라프 자신이 지금 그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 왜 6년이 지나도록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와 그 수하들의 행적을 찾지 못하는가?
▲미국은 파키스탄으로부터 충분한 협조를 받지 못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협조적이지만 알-카에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ISI 일파는 그렇지 않다.
- 아프간 재건과 관련한 미국의 지원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가?
▲나는 충심으로 미국이 하는 역할에 감사하고 있다. 특히 우리 주에서는 연합군 지방재건팀(PRT)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년반 전 내가 주지사가 된 이후부터 PRT는 내 개발 계획을 적극 지지해 왔다.
- 미군과 나토군이 아프간에 얼마나 더 있을 것으로 보는가?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빨리 우리 능력을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미군이 꽤 오랜 기간 아프간에 주둔할 것이고 아프간인들은 그것을 고맙게 여길 것으로 본다.
- 미군을 소비에트군이나 영국군 처럼 또다른 점령군으로 보는 주민에게 뭐라 말할 것인가?
▲세상에! 아프간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아프간인들은 미군을 점령군으로 보지 않고 우리를 도우러 온 군대로 본다.
- 최근 미군과 나토군의 작전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아프간 여론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는가?
▲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들이 매우 분개하고 있다.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나토군과 아프간 군대 사이에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 현재 미국 의회는 부시행정부에 대해 이라크 주둔군 조기 철수를 종용하고 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이 아프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 그것은 세계적으로 알-카에다에게 나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다. 이라크에는 재앙이 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런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