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AFP> 통신과 통화에서 "우리는 여러 차례 (인질 협상)시한을 연장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오늘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31일 1시)에 한국인 남성 성신(Sung Sin)을 살해했다"고 전했다.
아마디는 이어 "살해한 인질의 시신을 가즈니주(州) 카라바그 지역에 버렸다"고 덧붙였다.
아마디는 또 <로이터> 통신과의 통화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남자 인질 1명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고 말했다.
"총 5발 맞고 사망"
그러나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탈레반의 이같은 소식을 확인하고 있지 않다. 지난 25일 배형규 목사 피살 때도 언론 보도에서 공식 확인까지 5~6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미뤄 볼 때 정부 확인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첫 보도가 나온 시점에서 아프간 현지 시간이 늦은 밤이었기 때문에 공식 확인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는 주(駐) 아프간 한국대사관은 탈레반의 살해 보도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미국 역시 31일 6시 현재 이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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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밝힌 '성신'이란 이름은 인질 가운데 심성민(29)씨를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심 씨는 지난 29일 일본 <NHK>와 직접 통화한 인물로 다른 피랍자 이지영, 김경자, 김지나 씨와 함께 민가로 옮겨졌다고 말했었다. 또한 같은 날 <중앙일보>와 통화한 피랍자 이지영 씨는 "여자 셋, 남자 한 명이 같이 있다"며 "남성 이름은 심성민"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살해된 사람이 송킨시(Song Kin-Shi)라고 보도해 다른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피랍자 명단 중에 '송킨시'와 유사한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아프간 현지 통신사인 <AIP>는 이날 자체 소식통을 말을 인용해 이번에 추가로 살해된 한국인 인질이 5발의 총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을 살해한 것은 배형규 목사에 이어 닷새만이다. 탈레반은 지난 19일 한국인 23명을 납치했고 지금까지 인질 2명을 살해함에 따라 현재 21명이 억류된 상태다.
탈레반, 협상 이틀 연장 요청 거부한 듯
이에 앞서 탈레반은 30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를 협상시한으로 설정했다가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로 연장했다.
또 두 번째 인질 살해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에는 미라주딘 파탄 가즈니주 주지사가 탈레반 재소자 석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협상시한을 이틀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탈레반이 남성 인질을 추가로 살해했다고 주장하면서 파탄 주지사의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연장 합의'가 아니라 아프간 당국의 '연장 요청'을 탈레반이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탈레반 사령관은 30일 오후 당초 제시한 8차 협상시한이 넘어서자 <AIP>에 전화를 걸어 "정부와의 협상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으며 인질 처형을 시작하겠다"고 협박한 바 있다.
한편 아마디 대변인은 <AIP>와의 통화에서 남자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밝히고 "탈레반 수감자와 한국인 인질을 교환하자는 우리 요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인질들의 생명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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