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새벽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가 심성민(29)씨로 추정되는 한국인 남자 인질 1명을 추가 살해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자 피랍자 가족들은 한밤중에 날벼락을 맞은 듯 경악과 충격 속에 빠졌다.
신씨의 부모와 누나, 동생 등 가족 6명은 서울 신도림동 집에 머물다 방송 뉴스 속보를 보고 이날 오전 4시 40분께 경기도 분당의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로 나왔다.
심씨의 어머니는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살려주세요. 왜 죽여요. 빨리 살려주세요. 우린 못살아요"라고 오열하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가 가족들의 부축을 받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버지 심진표(62.경남도의원)씨는 굳은 표정으로 "우리로서는 확인된 바가 없고 정부가 확인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납치된 22명이 모두 무사하게 협상을 잘해서 귀국하길 바란다"면서 피살소식을 받아들여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또 "아들은 착하고 봉사하길 원하는 아이였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보면 앞장 서 도왔다"고 말했다.
최근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엄마한테 안부 전화를 해 '걱정하지 말고 계세요'라고 했고 출국 20여일 전 집에 내려와 '더 공부하겠다'고 해 (내가) '직장 다니면서 평생하는 것이 학문 아니냐'고 말했다"고 답했다.
오전 5시가 넘으면서 피랍자 가족들이 가족모임 사무실로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사무실 안에서는 울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40분께 인질 추가 살해 소식이 전해진 시간 분당 샘물교회의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는 모두가 집에 돌아간 상태에서 교회 대책반 관계자 2명만 남아 관련 보도에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교회에서 밤샘을 하며 상황을 지켜보던 교회 대책반 관계자들은 살해된 남자 인질이 심성민(29)씨로 알려지자 심씨 가족과 대책반 관계자들에게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살해소식이 전해지고 20-30분이 지난 오전 2시가 넘으면서 집으로 돌아갔던 가족들은 다시 교회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심성민씨 동생 효민(25)씨는 인질 추가 피살소식이 전해진 직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형이 살해됐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정부 공식 발표가 없어 차분히 (정부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부모님, 가족들 다 같이 있다"며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교회 대책반 관계자도 "정부가 공식 확인하지 않은 상태여서 현재로선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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