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인질 석방대가로 탈레반 무장단체에 몸값을 건네려고 했으나 불안감을 느낀 납치범이 몸값을 받으러 나타나지 않았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26일 카라바그의 당국자를 인용,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신문과 인터뷰에서 "그들(한국 정부)이 몸값을 지불하려고 탈레반과 약속을 잡았으나 탈레반이 겁을 먹고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 협상단의 한 관계자도 dpa통신과 인터뷰에서 "인질 1명이 살해된 뒤에도 협상을 재개했다"면서 "탈레반이 남녀 1명씩 2명의 인질을 넘기려고 했으나 그들은 (인질 인도) 장소에서 미군 차량을 보고는 되돌아갔으며 모든 접촉을 끊었다"고 전했다.
아프간-한국 협상단이 몸값을 지불하고 인질을 인도받으려 했으나 미군 차량을 목격한 납치범들이 신변의 위협을 느껴 되돌아가는 바람에 몸값 지불 및 인질 석방이 무산됐음을 시사한다.
타임스는 또 아프가니스탄 정치권이 탈레반에 붙잡혀 있는 한국인 인질 석방의 대가로 몸값을 지불하는 데 비판적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간 정치권의 이러한 입장은 납치범이 탈레반 죄수와 인질의 맞교환과 함께 몸값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석방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신문에 따르면 남부 로가르 주(州) 출신 알리 무함마드 의원은 "탈레반이 몸값으로 받은 돈으로 무기와 탄약을 구입, 아프간 정부군과 다국적군을 공격하는데 사용하지 않겠느냐"며 "탈레반에 돈을 건네면 우리가 이들의 투쟁, 전투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 주 인근 자불 주 출신의 하미둘라 투키 의원도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탈레반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셈이 된다"고 몸값 지불에 강력 반대했다.
그는 이어 "아프간 정부가 약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충분한 자원을 가진 평화유지군(ISAF)이 특공대를 이 지역에 보낸다면 아프간 역사상 여성을 결코 살해하지 않은 탈레반은 그냥 도망치고 말 것"이라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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