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23명 가운데 8명이 석방됐다는 소식과 함께 남성인질 1명이 탈레반에 의해 살해됐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25일 오후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 모여있던 가족들은 극도의 긴장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해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날 오후 9시께부터 언론보도를 통해 피랍 한국인 가운데 8명이 석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20여 분도 지나기 전에 한국인 인질 1명이 살해됐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가족들은 할 말을 잊은 채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민족복지재단 관계자는 "일부 인질이 풀려났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일행 중 1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에 가족들의 충격이 상당하다"며 "현재로서는 정부의 발표 없는 언론보도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지만 가족들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채 힘겨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무실에서 언론보도를 지켜보던 피랍자의 한 가족은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사무실 밖으로 나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는 "보통은 핫라인을 통해 외교부에서 언론보도보다 2~3분 빨리 가족들에게 현지 상황을 전해줬는데 밤 9시를 지나면서부터는 정부로부터 연락이 뜸해졌다"며 "우리도 방송뉴스를 보는 게 전부라 너무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피살된 사람이 남성이라는 얘기가 들리자 가족마다 희비가 교차하는 등 우리도 너무나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현지 외신들이 속속 피살 속보를 전하는 과정에서 한국인 인질 가운데 1명은 병으로 사망했다는 미확인 보도도 함께 전해지면서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사무실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가족들의 불안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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