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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한국인 인질 1명 살해…희생 시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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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한국인 인질 1명 살해…희생 시작인가

사망자는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정부, 공식 확인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납치된 한국인 인질 23명 중 남성 1명이 한국시각 25일 8시 45분 살해됐다.

살해된 인질은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42)로 정부가 확인했다. 시신은 인질들이 납치됐던 카불-칸다하르간 도로 위에 버려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프간 대변인은 시신을 가즈니주(州) 카라바그 지구 무셰키(Musheky) 지역에 버렸다고 말했다.

조희용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우리 국민 중 한명이 25일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정부는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슬픔을 같이 하고자 한다"면서 "정부는 납치단체 측이 우리 국민을 가족의 품 안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아프간 정부의 협상단 대표인 와히둘라 무자다디는 <AFP> 통신에 "나는 인질들 1명이 탈레반에 의해 살해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가 요구 듣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이에 앞서 탈레반 대변인으로 자처하는 카리 우수프 아마디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를 석방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을 살해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또 살해된 한국인 남자의 인질 이름이 'Hon Qud son of Hochim'이라고 밝힌 것으로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가 보도했는데, 이 이름의 발음이 '홍큐'(Hon Qud)인 것으로 알려져 살해된 인질은 배형규 목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 아프간에서 납치범들에게 살해당한 배형규 샘물교회 목사(왼쪽)와 그의 아버지인 배호중 영락교회 장로(오른쪽) ⓒ연합뉴스

그는 "아프간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인질 한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며 "앞으로도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마디 대변인의 말이 사실이라면 탈레반 납치세력은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를 맞교환하자는 자신들의 요구가 아프간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질 1명을 살해했고, 앞으로도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추가 살해를 하겠다는 경고로 분석된다.

그는 또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 5시 30분을 최종 협상시한으로 못박고 추가 살해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26일 오전 8시 30분 현재까지 추가적인 반응은 나오고 있지 않다.

아랍권 위성채널 <알 자지라>도 이날 오후 4시 20분 긴급뉴스로 아마디의 말을 인용해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를 석방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23명 중 1명을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인 희생자 시신 아프간 美기지로 옮겨져"

한편 <뉴욕타임스>는 희생된 한국인 시신이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 내 미군 기지로 옮겨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인터넷판 기사에서 탈레반 납치범들과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아프간 관리인 와히둘라 무자데디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무자데디는 희생된 인질의 병세가 악화됐으나 그를 치료할 의사나 약품이 없는 상태에서 탈레반이 그를 사살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인질을 잡고 있는 납치범들로부터 이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8명 석방설은 '글쎄'

한편 탈레반이 인질 23명 중 8명을 석방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탈레반이 살해와 석방을 동시해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살해 사실만 확인할 뿐 석방 사실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어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도 26일 석방 보도에 대해 "확인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해 그같은 의문을 뒷받침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우리 국민이 석방되면 발표할 것"이라며 "피랍자들이 무장단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고 판단될 때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관리인 와히둘라 무자데디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8명의 한국인들에 대해서도 석방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이날 저녁 늦게까지 이들의 신병이 인도됐는지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아프간 정부 협상책임자를 인용해 인질 8명이 25일 석방이 합의돼 인도 장소로 옮기던 중 급거 무장세력의 본거지로 되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26일 보도했다.

이 책임자에 따르면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협상은 25일 일단 합의에 이르러 한국인 8명이 아프간 정부측에 인도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탈레반측이 인질 8명을 건네기 위해 석방 장소로 향하던 중 주변에 아프간 정부의 전차 등이 배치된 것을 확인,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급거 본거지로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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