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고(故) 윤장호 하사를 앗아가고, 그것도 모자라 23명의 한국인들이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아프간은 여전히 우리에게 낯설기만 한 땅이다. 모든 이들의 바람대로 한국인들이 무사히 풀려난다면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을 악몽으로 기억될 땅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아프간에 테러와 파괴가 아닌 평화와 건설이 들어서도록 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더 이상 그 불모의 땅을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하는 계기도 되고 있다.
또한 이슬람 국가인 아프간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좋은 뜻으로 간 봉사활동 혹은 선교활동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를 위해 <프레시안>은 아프간의 역사와 현실을 직시하고 아프간의 모순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충실히 설명해 준 2001년 말의 연재 기사를 다시 소개한다.
이 6편의 기사는 이란이 낳은 세계적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가 아프간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2001년 6월 20일 발표한 글 '누구에게도 소속되지 않은: 아프간 비극에 대한 무관심'(Limbs of No Body: Indifference to the Afghan Tragedy)을 축약한 것이다.
영화 <칸다하르>의 감독인 마흐말바프는 이 글을 통해 아프간의 처참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해주며 이 나라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편집자>
▶ '잊혀진 나라 아프간' 시리즈
1. "아프간이 뭡니까?"
"바미안 석불은 탈레반에 의해 파괴된 것이 아니다. 너무나 부끄러워 스스로 무너져 내린 것이다." 수치로 보는 아프간의 비극
2. '국가' 보다 '부족'이 우선하는 나라
아프간의 역사와 부족 중심의 사회시스템이 정착되게 된 과정과 실상. 아프간 국민들의 30%가 조국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3. '무기' 빼곤 모든 것이 중세적
2살짜리 신부가 7살짜리 신랑과 결혼하는 사회. 설익은 근대주의는 어떻게 아프간 전통문화의 면역력을 강화했나? 아프간의 근대화를 가로막았던 '지형의 저주'
4. '마약'이 유일한 외화벌이 수단
자신들에게 충실한 세력들만 지원하는 강대국과 주변국들. 그러나 아프간의 고통은 외부의 간섭보다는 무관심에 따른 것이다. 유일한 돌파구인 마약 재배에서조차 아프간은 세계 마약시장의 희생자다.
5. 파키스탄, 배고픈 난민 모아 탈레반 양성
비합리적이며 위험스런 근본주의자들처럼 보이는 탈레반. 그러나 그들은 배고픔을 면하기 위한 방편으로 신학교를 택한, 가난한 파쉬툰족 고아들일 뿐이다. 또 탈레반을 양성한 것은 파키스탄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었다.
6. 누가 이 전쟁을 멈출 것인가
미국에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자 미국은 사흘 안에 쿠웨이트를 이라크로부터 탈환했다. 그렇다면 왜, 그토록 막강한 국력의 미국은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사회적 존재 자체를 부정당한 채 부르카에 갇혀 있는 1000만 여성을 구해낼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 참고 : "친미 테러리스트가 장악한 아프간"
- 아프간 최연소 여성 국회의원 말라라이 조야의 증언 (2007년 4월 17일자)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