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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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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버린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20>

술을 만들어 팔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술 만드는 재주도 좋았고
양을 속이지도 않았으며
언제나 친절하게 손님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찾아오는 손님이 적었고
장사가 되지 않아 술은 늘 시어 버렸습니다.
고민하던 그 사람은
마을의 현명한 노인을 찾아가 하소연을 했습니다.
사연을 들은 노인은
혹시 그 사람의 개가 사납지 않은지를 물었습니다.
술을 만들어 파는 사람은
자기 집 개가 사납기는 하지만
그것이 술이 팔리지 않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노인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개가 사나워
술을 사러 오는 사람들에게 짖어 대고
술심부름 온 아이들이 놀라 달아난다면
누가 술을 사러 오겠나?
그래서 술이 시어질 때까지 팔리지 않는 것이라네."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개가 사나우면 그 집 술이 시다는 뜻의
'구맹주산(狗猛酒酸)'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한비자는
나라에 간신이 많으면
충직한 신하들을 쫓아내
결국 망하게 된다는 말을 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간신과
술집의 사나운 개의 공통점이라면
나라의 주인이나
술집 주인의 이해와는 관계없이
그저 자기 욕심과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나 개가 없는지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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