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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러시아, 외교관 맞추방으로 갈등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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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러시아, 외교관 맞추방으로 갈등 최고조

BBC, '러시아 조치 적절' 평가 눈길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러시아 연방보안부(FSB) 전직 요원 독살 사건을 둘러싼 러시아와 영국간의 외교적 긴장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러시아가 자국 외교관 4명을 추방하기로 한 영국의 조치에 대한 맞대응으로 19일 러시아 주재 영국 외교관 4명을 추방키로 결정, 정면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는 16일 러시아가 리트비넨코 FSB 전직 요원 살인 용의자 안드레이 루고보이의 신병 인도를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보복으로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관 소속 외교관 4명을 추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정부는 19일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를 외무부로 소환해 열흘 내에 외교관을 본국으로 보내라고 통보했다고 미하일 카미닌 외무부 대변인이 공식 발표했다.
  
  카미닌 대변인은 "러시아는 영국 관리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할 것이며 러시아 관리들의 영국 비자 신청도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영국과의 대테러 협력도 중지하기로 했다. 카미닌 대변인은 "러시아의 이번 맞대응 조치는 균형을 갖추고 있고 최소한의 필요 사항"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밀리밴드 영국 외교부 장관은 "완전히 부당한 맞대응"이라며 즉각 유감을 표명하면서 "영국 정부는 추방 외교관과 그 가족을 돌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트비넨코 사건이란?
  
  양국간 외교 갈등은 지난 해 11월 러시아 전 정보요원이 리트비넨코가 독살되면서 시작됐다. 영국에 망명한 이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해온 리트비넨코가 러시아 측 정보요원 루고보이를 만난 후 다량의 방사성 물질 폴로늄 210에 중독돼 사망한 것이다.
  
  영국은 지난 5월 루고보이의 유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며 러시아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민을 타국에 인도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버텨왔다.
  
  러시아 당국은 또 러시아가 리트비넨코 사건에 대해 영국 정부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는 유럽연합(EU)의 주장을 단호히 부인했다. EU 러시아 대표인 블라디미르 스치노프는 "영국 수사관들의 조사를 위해 러시아에 들어오도록 허락했는데 영국은 러시아 당국자의 입국을 금지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스치노프는 18일 EU 순번 의장국인 포르투갈이 이번 사건과 관련 러시아의 협력을 촉구하는 의장국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두고 러시아에 맞서 유럽이 연대하는 것은 러시아와 27개 회원국의 관계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리트비넨코 사건 일지
  
  2006년 11월 리트비넨코 전 FSB 요원, 안드레이 루고보이 외 러시아인 1명과 런던 시내 한 호텔서 만남.
  2006년 11월 23일 리트비넨코 런던 시내 병원에서 사망.
  2006년 11월 2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죽음과 관련됐다는 리트비넨코의 유서 발견. 전문가들, 리트비넨코 독살 판정.
  2006년 12월 6일 영국 경찰, 리트비넨코 사건을 살인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힘.
  2007년 5월 22일 영국 검찰, 루고보이를 리트비넨코 살인 용의자로 지목
  2007년 5월 28일 영국, 러시아에 루고보이 신병 인도 공식 요청
  2007년 7월 16일 영국, 러시아 외교관 4명 추방 결정
  2007년 7월 19일 러시아, 영국 외교관 4명 맞추방

  러 외무, "브라운 정부 입지 위한 사건" 비난
  
  디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루고보이 사건과 관련 "러시아 정부가 자체 조사를 마치고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 무죄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공영 <BBC> 방송은 1957년에 만들어진 강제송환에 관한 유럽 협약에 따르면 러시아는 자국 국민들에 대한 송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고 보도해 영국의 신병 인도 요구가 무리한 것임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특히 이 방송은 루고보이가 러시아 영토 내에서 재판을 받도록 러시아에 요청할 권한이 영국에 있다고 전해 영국이 취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영국 외교관 추방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 사태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법의 준수 문제로 러시아가 영국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루고보이를 즉각 영국에 넘겨야 한다"면서 영국 편을 들었다.
  
  하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영국이 최근 취하고 있는 강경 방침은 고든 브라운 신임 총리가 권력을 잡은 데 따른 위상 구축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며 '신출내기 정부의 설익은 행동'이라는 투로 비난했다.
  
  이같은 외교 공방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1991년 소련 붕괴 후 최악이라며, 외교관 맞추방 같은 냉전시대의 관행이 부활해 파행이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영국 경찰은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의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에 대한 암살 혐의로 러시아인 한 명을 최근 체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이기도 한 베레조프스키는 러시아 정부가 자신을 죽이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로써 영국과 러시아 관계도 덩달아 악화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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