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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까지 번진 美 '테러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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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까지 번진 美 '테러와의 전쟁'

백악관 적극 지원...친미 무샤라프정권 무너질 수도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이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이 파키스탄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자국내 이슬람 강경세력과의 정면대결을 피해 왔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근거지인 '붉은 사원'을 유혈진압하면서 무샤라프 정권과 이슬람세력간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파키스탄 서북부 아프간 접경에서 활동하고 이슬람 무장세력들은 지난해 가을 파키스탄 정부와 맺었던 휴전협정이 '붉은 사원' 사태로 파기됐다며 정부군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그동안 무샤라프 정권을 향해 자국내 이슬람세력에 대한 강경진압을 끈질기게 요구해 왔던 미국은 이러한 사태 진전을 반기며 파키스탄에 정부군에 대한 적극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무샤라프 정권의 강경 진압이 성공을 거둘지 그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선 이슬람 무장세력들이 활동하고 있는 파키스탄-아프간 접경지역은 파키스탄 정부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는 사실상 무정부상태의 지역이다. 따라서 정부군이 파견됐다고 해서 금세 무장세력을 진압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사실 이 지역은 1980년대 파키스탄 정보기관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탈레반 세력이 성장했던 곳으로, 2002년 아프간 전쟁 당시 미국에 패퇴한 탈레반 세력이 이곳에 은거하면서 힘을 키워 왔다. 만일 이곳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한 정부군의 공격이 강화된다면 이들은 아프간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5일 영국 <옵서버> 보도에 따르면 영국 고위 장성들은 브라운 총리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아프간이 실패하면 파키스탄 정권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역으로 파키스탄이 불안해지면 아프간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무샤라프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자국 국민을 공격한 것으로 비쳐질 경우 그의 정권 기반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특히 무샤라프는 올 가을 자신의 재선을 위한 대선을 앞두고 있다. 지난 봄 무샤라프는 재선 작업의 일환으로 강직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초두리 대법원장을 전격 경질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야당 및 민주화운동세력의 반발이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국내 이슬람 과격파에 대한 강경진압이 그의 재선 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테러세력을 근절하겠다는 미국의 욕심이 테러와의 전쟁을 파키스탄에까지 확대시켰지만 그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서방 진영에서는 최악의 경우 파키스탄 정권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넘어가 '핵무기를 가진 반미 이슬람정부'가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파키스탄은 핵무기를 가진 유일한 이슬람 국가이다.
  
  백악관 안보보좌관, 파키스탄 지원 시인
  
  스티븐 해들리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 미국의 3개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파키스탄 정부군이 벌이고 있는 군사작전을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들리 보좌관은 <ABC> 방송의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친 탈레반 무장세력을 약화시킬 목적으로 무샤라프 정부가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의 부족장들과 맺은 휴전협정은 실패했다며 "휴전은 무샤라프와 우리가 원했던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장세력들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우려가 지난 2개월간 다시 커졌다며 "우리는 그런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우리는 군사적전으로 그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이 파키스탄 정부군에 어떤 지원을 해주는지, 군사작전은 무엇인지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해들리는 <CNN>의 '레이트 에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적절한 지원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파키스탄 북서부의 탈레반 근거지가 무샤라프 정부는 물론 미국에게도 위협이 된다며 "우리는 무샤라프에게 더 많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고 그가 계획하고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무장단체 휴전 파기로 충돌 격화
  
  미국이 파키스탄 정부와 무장단체 지도자들이 맺은 휴전협정에 대해 '효력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친 탈레반 무장세력들은 파키스탄 정부군이 먼저 휴전협정을 깼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휴전협정에서 파키스탄은 탈레반 세력들이 아프간으로 무장대원을 보내지 않고 파키스탄 군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탈레반 무장세력에 대한 군사공격을 중지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무샤라프 정권은 지난주 붉은사원에 대한 진압작전을 종료한 후 아프간 접경 와지리스탄 지역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면서 친 탈레반 무장세력에 대한 공세를 개시했다.
  
  이에 북와지리스탄의 탈레반 무장세력인 '탈레반 슈라'는 15일 미란샤에서 무장단체 지도자 회의를 한 뒤 "우리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협정에 서명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계속 탈레반을 공격하고 수많은 주민들의 목숨을 앗아갔다"며 협정 파기를 선언했다.
  
  이들은 정부가 이 지역에 군대를 증강 배치했기 때문에 협정을 깰 수밖에 없다며 "탈레반이 협정의 종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휴전협정이 파기됨으로써 향후 이 지역에서의 무력 충돌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주말 3건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약 70명이 목숨을 잃는 등 무샤라프 정부에 대한 보복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美, '파키스탄 지원 확대' 보고서 발표할 듯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이번 주 알카에다와 관련한 국가정보평가서(NIE)를 의회에 제출하면서 파키스탄 정부에 대한 군사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16개 정보기관들이 조율한 이 보고서에는 부활하고 있는 알카에다가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침투할 목적으로 새로운 요원을 모집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들리 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정보평가서 발표와 동시에 우리는 미국인들에게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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