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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의 '태양은 가득히' 한국사회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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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의 '태양은 가득히' 한국사회 강타"

英紙 "그녀는 한국의 문화귀족을 어떻게 농락했나"

"영화 '태양은 가득히'를 떠오르게 하는 스캔들이 한국 사회에서 일어났다."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가짜 예일대 박사 소동을 일으킨 신정아 동국대 교수의 '사기 행각'을 장문의 기사를 통해 소개했다.

'재능있는 신정아 씨(혹은 한 여성은 한국의 문화귀족을 어떻게 농락했나)'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이 신문의 13일자 기사는 다음과 같은 상상으로 시작한다.

"매력적이고 유능한 젊은 여성이 있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활달하고 언변이 뛰어난 그는 영국 국립미술관인 테이트 갤러리의 관장이 된다. 그러나 영국 왕립예술원이 개최하는 하계전시회의 큐레이터로 고용된 직후 그의 경력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원로 화가들을 잘 챙기는 게 그의 전략"

이어 <인디펜던트>는 신 교수의 이야기가 알랭 드롱 주연의 영화 '태양은 가득히'를 리메이크한 영화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를 떠오르게 한다며 "한국 미술계의 떠오르는 샛별 중 하나인 신정아 교수의 사기행각이 밝혀지면서 그 시나리오는 현실이 됐다"고 전했다.

'리플리'는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는 톰 리플리(맷 데이먼 분)가 대부호의 아들 디키 그린리프(주드 로 분)를 살해하고 그의 인생을 대신 사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이 신문은 신 교수가 영화의 주인공 리플리처럼 자격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큐레이터 노릇을 훌륭히 해냈다며 "신정아 교수는 훌륭한 전시회를 만드는 공식을 알고 있었고 재력있는 협력자들을 찾는 데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의 한 대형 사설 미술관 관장은 "신 교수가 뛰어난 실적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매우 공손했기 때문"이라며 "신 교수는 원로 화가들을 대단히 잘 챙겼다. 그것은 그의 전략이었다. 그는 나이 든 이들의 마음을 빼앗았고 그들은 신 교수를 좋아하고 그의 실적을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있는 한 미술관의 관장은 "신 교수는 대단히 사교적이었고 자신을 세일즈하는 능력을 타고났다"라고 말햇다.

"삼풍 잿더미 속에서 살아남은 신정아, 다시 묻히다"

이 신문은 또 신 씨가 동국대 교수로 임용될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다며 신 교수가 특별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정우택 동국대 교수(미술사)의 주장을 소개했다. 정 교수는 "우리 과는 불교 미술사를 가르치는데 신 교수는 서양 미술사를 공부했기 때문에 임용을 반대하는 교수들이 있었다"라며 "그러나 학교는 일방적으로 그를 채용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동국대가 신 교수 학위의 진위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도 주먹구구였다고 지적했다. 동국대는 2005년 신 교수의 '모교'에 학위증명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미 캔자스대학은 아무런 답변도 해오지 않았고 박사학위를 줬다던 예일대는 달랑 팩스 한 장을 보냈을 뿐이었다.

이에 대해 한 미술평론가는 "해외 유수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재능있는 사람들은 한국에서 드물다"라며 "그런 풍토는 (동국대가) 그녀를 받아들이기 쉽게 했고 사람들은 그녀의 학위가 진짜라고 믿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신 교수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결과적으로 신 교수는 다시 묻히게 됐다"라고 조롱했다.

신문은 이어 "잿더미 속에서 일어선 불사조"라는 <조선일보>의 묘사를 소개하며 "지금은 그의 사기행각이 드러났고, 용서에 인색한 한국사회의 속성상 다시 일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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