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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콜금리 4.75%로 인상…"과잉유동성 방치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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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은, 콜금리 4.75%로 인상…"과잉유동성 방치 않겠다"

시중은행도 일제히 예금 금리 인상

넘쳐나는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통화당국이 콜금리 인상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작년 8월 연 4.50%로 콜금리를 인상한 이후 11개월만에 금리를 다시 올린 것은 급격한 유동성 팽창을 더 이상 방치하기 곤란하다는 판단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부동산 시장 규제로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려들고 있으나 주가 조정이 이뤄지면 이 자금이 결국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재연시키거나 또 다른 거품을 야기할 것이라는 것이 통화당국의 시각이다.
  
  고삐풀린 유동성 증가세를 제어하는데는 이번 한 차례의 콜금리 인상으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연내 최소 1차례 더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위험수위 이른 유동성 증가세
  
  경기회복세의 지연이나 환율하락 압력의 가중 등의 리스크를 무릅쓰고 금통위가 콜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통화량 팽창속도가 지나치다는 점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5월 중 광의유동성(L)은 전월보다 25조4천억원이 증가해 작년 같은달에 비해 12.2% 증가했다. 하루평균 1조원씩 늘어난 셈이다.
  
  광의유동성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작년 9월 10.1%를 나타낸 후 올해 5월까지 9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증가폭도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6월중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증가액은 8조3천4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러한 추세로 볼 때 6월 광의유동성 증가율도 심상찮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8월 콜금리를 인상했던 금통위가 이후 연말에 지급준비율 인상과 총액대출한도 축소 등의 미세 조치를 취했으나 시중 유동성의 흡수효과는 없었고 오히려 시장이 통화당국을 비웃 듯 유동성 팽창은 계속됐다.
  
  이러한 현상은 연 4.50%인 콜금리를 기준으로 한 현재의 금리수준에 대해 기업이나 가계 등 자금수요 주체들이 아무런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는게 통화당국의 판단이다.
  
  즉 현상황에서 콜금리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설명이다.
  
  자금의 용처는 불문…양이 문제
  
  과잉유동성은 현재 증시에 몰려 있다는 것이 통화당국의 시각이다.
  
  부동산 시장은 규제로 꽉 묶여 있어 시중자금이 가계의 주택구입 자금으로 흘러들어가는데 한계가 있으며 대신 기업과 증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에 몰린 자금은 생산현장으로 흘러가면서 순기능을 발휘해야 하지만 실제 그런 효과가 기대만큼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제조업체들의 유형자산 순지출규모는 업체당 평균 6.4% 증가했으나 장기투자증권 등에 대한 투자는 18.9%나 증가했다. 생산설비 확충보다는 기업들마저 재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급증한 통화량이 기업의 생산현장으로 흘러갔는지, 아니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갔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잉 상태인 유동성의 양(量)에 더 주목한다"면서 "적정수준을 넘어선 유동성은 반드시 후유증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환율.성장률은 고려되지 않았나
  
  무역협회 등 경제단체와 중소기업 등은 금통위를 앞두고 콜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 하락압력을 가중시켜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기업 채산성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한은도 이를 걱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금리인상과 환율하락의 상관관계가 과거처럼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자체 분석이다.
  
  콜금리 인상이 채권시장보다는 주식시장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초래하면 환율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4.4%에서 4.5%로 상향조정된 것은 조정폭에서 크게 의미를 둘 것은 아니지만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는 없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이러한 분석에도 불구하고 환율안정과 경기회복세 유지라는 측면을 완전히 도외시할 수는 없지만 발등의 불인 유동성의 급격한 팽창세를 제어해야 한다는 명제를 압도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통화당국의 입장인 듯 하다.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상존
  
  과잉유동성 문제만 고려하자면 콜금리 인상이 이번 한번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소한 1-2차례 더 금리를 올려야만 유동성 급증세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의 유동성 증가 기세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에 최소한 1차례 정도 콜금리를 올렸어야 했다는 때늦은 자성의 목소리도 한은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두달 연속 콜금리를 올린 전례는 별로 없기 때문에 금통위가 12월 대통령 선거라는 부담스러운 시점을 피해 9, 10월께 한차례 더 금리인상 기회를 엿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시중은행도 일제히 예금금리 인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일제히 예금금리 인상에 나섰다.
  
  1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3일부터 파워맞춤정기예금의 금리를 최대 0.3% 포인트 인상하며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금리도 0.2%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탑스적립예금과 탑스비과세장기저축, 탑스CD연동적립예금 등 적립식 예금에 대해서는 이번 콜금리 인상을 예상해 이미 지난 2일 금리를 올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16일부터 적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하고 레포츠정기예금과 두루두루정기예금의 금리를 0.2~0.3%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1년 정기예금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0.2%~0.25%포인트 수준에서 예금상품의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다음주부터 0.1~0.2%포인트 수준에서 수신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경제성장률 4%대 중반에서 점차 높아질 것"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달 콜금리 운용 목표를 연 4.75%로 0.25%포인트 인상한 배경을 설명했다.
  
  금통위는 이와 함께 유동성 조절대출 금리를 연 4.50%로, 총액한도대출 금리도 연 3.00%로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다음은 이 총재의 기자회견 모두발언 전문.
  
  "오늘 금통위에서는 지금까지 4.5%였던 콜금리 목표를 0.25% 올려서 4.7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실물 쪽에서는 국내 경기가 순조롭게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4분기 성장률은 아직 발표는 안됐지만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는 높은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도 성장률이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내수, 소비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늘고 설비투자도 상반기 일부 요인이 있었지만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설비투자가 견실하게 증가하고 있다.
  
  수출은 상반기 15% 가까운 성장을 했다. 하반기에도 두자릿수가 증가가 예상된다.
  
  대체로 경기 상황은 4%대 중반의 성장을 하고 있다고 본다
  
  물가 쪽을 보면 상반기까지 물가 상승률이 2.5%보다는 약간 아래에서 움직였다. 그런데 지금 하반기에는 2.5% 또는 그 위쪽에서 움직이지 않을까 본다. 물가 비용 쪽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원유가격이 상당히 올해 들어 상승을 했고 앞으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동안 물가에 미치는 수요 측 압력이 별로 관심을 안 가졌는데 이제는 지금부터는 수요 쪽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서서히 생길 수 있다고 본다
  
  물가 상승률은 지금까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서히 높아질 것으로 본다.
  
  금융 쪽 사정을 보면 작년 4.4분기부터 은행 대출이 많이 늘면서 통화 증가율이 상당히 높아졌다.지금까지도 그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5, 6월까지 중기대출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이 늘고 있고 여러 통화지표를 봐도 통화 증가율이 높은 수준이다.
  
  이런 실물 쪽 동향, 가까운 장래의 전망, 그리고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높은 통화 증가율, 그리고 주식시장 활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이제는 한은이 콜금리 목표를 조금 높이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 전체를 봐서 바람직하다.
  
  콜금리 목표를 올렸지만 4.75% 수준이 현재 상승 궤도인 국내 경기를 저해할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앞으로 통화정책은 늘 그랬듯이 이번에 판단한 경기, 물가 상황, 그리고 최근 금융시장 상황, 이런 것들이 어느 쪽으로 전개될 지를 봐가면서 운용하게 될 것이다.
  
  현재 한은이 판단하는 것은 경제성장률은 4% 중반에서 내년 상반기로 가면서 조금씩 높아질 것이며 따라서 수요 면의 물가상승 요인이 과거보다 커지고 국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는 것도 물가에 부담을 줄 것이다.
  
  그리고 금융시장의 높은 유동성 증가율이 장.단기적으로 경제 안정에 바람직하지 않는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 거기에 대응해서 통화정책을 펴나가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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