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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없는 사람은 없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16>

다른 나라와의 큰 전투를 하루 앞두고
군사들의 사기를 올리려고
특별히 양고기를 지급한 장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자신의 마차를 몰 마차부에게는
양고기를 주지 않았습니다.
이를 이상히 여긴 부하 장수가 그 이유를 묻자
대장이 말했습니다.
"마차를 모는 사람에게까지 양고기를 먹일 필요는 없네.
마차부는 전투와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말일세."
이튿날 전투가 벌어졌고
쉽사리 승패가 나지 않는 접전이 계속되었습니다.
장군은 자신의 마차부에게
적의 병력이 허술한 오른쪽으로 마차를 몰도록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마차부는 그 말을 듣지 않고
적의 군사들이 밀집해 있는
왼쪽 방향으로 마차를 몰고 갔습니다.
당황한 장군이 방향을 바꾸라고 하자
마차부가 말했습니다.
"어제 양고기를 군사들에게 먹인 건
장군의 판단에 따라 한 일이지만
오늘의 이 일은 내 생각대로 한 것입니다."
마차는 적군의 한가운데로 들어가
결국 그 장군은 적에게 사로잡혔고
그의 군대는 크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중국 춘추시대 송(宋)나라의 장군이었던 화원(華元)과
그의 마차를 몰았던 양짐(羊斟)의 이야기입니다.
마차를 몰던 사람도 그렇지만
장군이라는 사람도 참으로 생각이 좁은 사람이었네요.
그렇지만 마냥 비웃을 수만은 없는 까닭은
바로 눈앞의 이득이나 일과 별 관계가 없다고
어떤 사람을 가볍게 여기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누구에게나 가끔 있기 때문입니다.
경계하고
또 경계할 일이지요.
이 이야기로부터
'사람마다 자기 마음대로 행동해
결국에는 일을 도모하지 못한다'는 뜻의
'각자위정(各自爲政)'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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