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져 살면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어느 해 봄날
강남에 사는 한 친구가
강 건너 장안(長安)에 사는 다른 친구에게
사람을 통해 선물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선물이라는 것이
봄을 전하는 매화나무 가지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시를 한 편 적어 함께 보냈습니다.
"매화를 꺾다가 역참에서 일하는 이를 만나
한 가지 묶어 그대에게 보내네.
강남에 사는 가진 것 없는 나
겨우 봄꽃 한 가지를 전하네."
중국 삼국시대(三國時代) 오(吳)나라의 육개(陸凱)라는 사람이
친구인 범엽(范曄)에게
매화꽃 가지 하나를 선물로 보냈던 이야기입니다.
남쪽으로 먼저 온 봄을 반갑게 맞다가
문득 멀리 북쪽에 떨어져 사는 친구가 생각났지만
너무 가난해 아무 것도 보낼 수 없는 형편이어서
그저 매화꽃 한 가지를 꺾어 보내며
시를 적어 그리운 마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봄꽃은 지금도 철이 되면 여전히 피지만
그것이라도 선물로 주고받을 수 있는 마음은
찾기 어려워진 것 같아
두 사람의 정을 더 높이 여기게 되는데요.
작은 선물로라도 친구 사이의 우정을 전한다는 뜻의
'강남일지춘(江南一枝春)'이라는 말의 어원이 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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