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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정부-이슬람세력 수도에서 무력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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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정부-이슬람세력 수도에서 무력 충돌

무샤라프 정권의 중대 기로

파키스탄 무샤라프 정권의 탈레반 소탕작전이 수도 이슬라마바드로까지 확대됐다. 미국의 강력한 압력에 못 이긴 파키스탄 정부가 자국내 강경 이슬람세력과의 정면 충돌에 나섬에 따라 앞으로 무샤라프 정권의 운명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봄 무샤라프 대통령에 의한 대법원장 해임 사태 이후 파키스탄 야당세력의 반정부 움직임이 점차 표면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파키스탄 내 반정부 내지 반미 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3일(현지시간) 급진 이슬람세력인 '붉은사원' 소속 무장 학생들과 파키스탄 치안부대 간에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져 1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자살폭탄 테러를 할 수 있는 알카에다 연계 무장세력이 붉은사원 안에 은신중이라며 사원을 공격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지 나흘만에 벌어진 이번 사태는 파키스탄 내 탈레반과 알카에다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공격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충돌에 대해 파키스탄 경찰 고위 관계자는 붉은사원 소속 학생 10여명이 사원 인근 경찰 검문소를 공격해 총과 무전기 등을 탈취했고, 이에 경찰과 경비군이 최루탄 등을 쏘며 진압에 나서면서 촉발됐다고 주장했다. 서방 언론들은 학생 150여명이 인근 청사를 습격해 관리 4명을 인질로 잡으면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 붉은사원 내 신학교의 학생들이 사원 밖에 위치한 파키스탄 환경부 건물에 불을 지르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그러나 홍콩에 본부를 둔 <아시아타임스>는 복면을 한 치안부대 병사들이 붉은사원으로 가는 모든 도로에 포위 울타리를 치기 시작한 후 충돌이 벌어졌고 이에 사원을 경계중인 학생 수십명이 바리케이드를 친 뒤 충돌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이슬람주의자들의 근거지 붉은사원

붉은 벽돌로 지어져 붉은사원이라고 불리는 이곳의 실제 이름은 랄 마스지드 사원으로 마울라나 압둘 아지즈와 가지 압둘 라시드 형제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들 형제들은 이슬라마바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붉은사원에서 이슬람 신학교를 열어 수천명이 소년 소녀들에게 이슬람 교리를 가르치고 있다.

탈레반과 알카에다 등 파키스탄 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주요 근거지로 알려진 이 사원은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이슬람 과격파와의 대테러 전쟁을 벌여온 페르베즈 무샤라프 정권을 비판하고 이슬람법인 샤리아를 도입할 것을 주장해 왔다.

파티스탄 정부는 붉은사원의 성직자들과 학생들이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과 국경 지대를 장악하고 있는 탈레반 세력에 의해 지지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그간 이 사원에 대한 군사작전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알카에다 연계 이슬람 무력단체인 '자이쉬-에-모하마드' 출신 자살폭탄 테러범들이 사원 내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부의 통제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미국은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아프간 국경지대를 장악한 탈레반과 파키스탄 내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탈레반에 대해 군사행동을 취하라고 압력을 넣어왔다.

무샤라프 규탄 시위 시작돼

자파르 와리아치 파키스탄 내무부 차관은 이날 총격전 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교전으로 인한 사망자 9명이 확인됐으며 14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확인된 사망자는 경비군 1명과 학생 4명, TV 방송국의 카메라맨 1명과 3명의 행인 등이다. 그러나 사원측 대변인은 12명의 학생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이슬라마바드 내 병원들은 비상사태에 돌입하고 미니버스와 앰뷸런스 등을 동원해 사상자를 실어 날랐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부상자 가운데 상당수는 사원의 여학생들로 대부분 최루가스 중독인 경우지만, 등과 손 등에 총상을 입고 수술중인 경우도 있다.

<로이터> 통신은 경찰의 총격에도 불구하고 부르카를 쓴 여학생들이 이슬람 신학교의 지붕 위에 올라가 반정부 구호를 외치고 있으며, 소총으로 무장한 남학생들은 입구를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 붉은사원 학생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해가며 저항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사원을 운영하는 울라나 압둘 아지즈는 충돌이 일어난 직후 학생들이 자살폭탄 조끼를 입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아시아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또 대형 스피커를 통해 이슬라마바드 주민들에게 학생들과 무자헤딘(지하드 전사)을 도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에 치안부대는 사원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포위망만 구축하고 있다. 현재 사원 내에는 약 1500명 가량의 성직자와 학생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일부 장관들이 이날 밤 긴급회의를 열고 사원 대표들이 사태 해결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을 경우 사원을 공격하기로 결정했다.

와리아치 차관은 "이는 아주 중요한 결정이며, 역사적인 결정이 될 수도 있다"며 "정부는 국가와 이슬람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자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원 밖에 있는 이슬람주의 지도자들은 <아시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이번 공격에 대해 전국적인 반대운동이 일 것이고 1000명 이상의 이슬람 전사들이 이미 이슬라마바드로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은 이날 파키스탄 북부의 민고라에서는 3000여명이 넘는 이슬람 학생들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반대 구호를 외치며 경찰의 붉은사원을 공격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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