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알카에다, 본향 예멘에서 '복수혈전' 시작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알카에다, 본향 예멘에서 '복수혈전' 시작

차량 폭탄테러로 스페인 관광객 포함 9명 사망

유럽이 연일 알카에다에 의한 테러로 들썩이고 있다.

예멘의 수도 사나로부터 170Km 떨어진 북동부 지역 마리브주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2일 오후 알카에다 소행으로 추정되는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스페인 관광객 7명과 현지인 등 9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8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2년 전 런던테러의 악몽을 되살렸던 런던과 글래스고 차량폭탄테러 미수도 알카에다 연계세력의 소행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9·11 테러 용의자로 지목돼 미군의 대대적 공격을 받고 초토화됐던 알카에다가 올해 초부터 조직정비를 끝내고 본격적인 활동 재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알카에다, 데뷔전도 예멘에서…
▲ 회생조짐을 보이는 이슬람 무장세력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로이터=뉴시스

마리브주 테러는 예고된 것이었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3일 테러와 관련한 연설에서 "4일 전 알카에다로부터 경고를 받고 유전 등 주요 시설들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으나 사원이 표적이 될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밝혔다.

<아시아타임스> 예멘 통신원인 파이살 무크림 씨 역시 최근 "알카에다 조직원들로부터 예멘 교도소에 수감된 알카에다 조직원들을 고문한 대가를 치르게 해 주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예멘 지역은 알카에다의 대표적 은신처 중 한 곳이다. <BBC>는 "예멘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닿은 국경 지역에 구멍이 많은데다가 산지가 많아 훈련에도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오사마 빈 라덴의 본향이기도 하다.

빈 라덴과 알카에다가 국제사회에 '신고식'을 치른 장소도 예멘에서다. 2000년 10월 알카에다 조직원 2명이 폭발물을 가득 실은 배를 몰아 예멘 남부 아덴 항에 정박해 있던 미군 해군함 콜(USS Cole)에 접근한 뒤 폭발하며 초유의 '해상 자폭테러'를 일으킨 것이다. 이 공격으로 구축함 외피가 날아가면서 배에 타고 있던 미군 17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일격을 당한 미군과 미 정보기관은 눈에 불을 켜고 알카에다를 찾아다녔지만 예멘으로 다시 숨어들어간 알카에다를 잡기란 쉽지 않았을 정도로, '안전한 피난처'였던 예멘이 위협을 받게 된 것은 9·11 직후부터였다. 알카에다 훈련과 활동을 묵인해 왔던 예멘 정부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력하고 나선 것이다.

살레 대통령은 정부군을 풀어 알카에다 소탕이 나서는가 하면 미 중앙정보국(CIA)이 알카에다를 직접 감시할 수 있도록 허락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하며 예멘군의 이라크 파병을 계획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02년 5월 콜호 공격의 주범으로 지목된 알카에다 조직원 압둘 라힘 알 나시 등이 체포됐고 나시는 미군에 감금된 상태에서 궐석재판으로 사형 선고를 언도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알카에다 지도부 중 한 명인 아부 알리알 하리티도 사살됐다. CIA가 직접 예멘으로 들어가서 무인정찰기를 이용해 이들의 은신처를 찾아낸 다음 헬파이어미사일를 쏴서 폭사시킨 것이다. 당시 CIA의 작전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살레 정부가 CIA와의 협력관계를 인정하면서 곧 사그라졌다.

2003년에는 하르티의 후임이었던 무하마드 알 아달이 정부군에 체포됐다. 주요 지도부를 사살 혹은 체포하는 방식으로 알카에다 조직의 뿌리를 뽑으려 한 것이다.

이처럼 중앙정부와 CIA의 소탕작전으로 빈사지경에 이르렀던 예멘의 알카에다 조직이 활동을 재개하고 나선 것은 지난 3월부터다. 마리브주 범죄수사국장이었던 알리 마무드 카사이라를 알카에다 조직원이 암살한 것이다. 알카에다는 범행 후 "마리브에서 폭사당한 하르티의 복수"라고 밝혔다. 당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일대에서도 알카에다 조직이 확대·재편 조짐을 보이던 시기였다.

이에 중동·아프리카 일대를 휩쓸고 있는 반미감정을 틈타 회생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이는 알카에다가 본향인 예멘에서부터 '복수혈전'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과 스페인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은 예멘에 '여행주의' 경보를 내리고 이 지역에 거주하는 자국민 신병 확보에 들어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