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미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은 대북정책에 관한 부시 행정부의 종언과 클린턴 시대로의 완전한 복귀를 상징적으로 알린 것이라고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3일 주장했다.
대북 강경파인 볼턴 전 대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부시 행정부가 힐 차관보의 방북을 허용함으로써 기존 대북정책에서 또다시 후퇴했다면서 대북정책을 행정관료와 테크노크라트, 학계로 구성된 과도정부에 넘긴 것에 다름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는 차기 국무장관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리처드 홀브룩이 힐 차관보의 잇따른 대북양자접촉을 주선했다면서 이는 적어도 대북정책에 관한 한 부시 행정부의 종언을 알리는 것이며 실패로 끝난 지난 1990년대의 대북정책으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무대응 역시 절차가 본질에 앞서는 관료적 행태에 부시 대통령의 지도력이 굴복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자 추가적인 북한의 공세적 행동과 약속위반과 이에 따른 대북정책의 실패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이미 국무부의 의지를 깨뜨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2.13 베이징 합의의 핵심 조항 준수 여부에 관계없이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안보리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뿐 만 아니라 2.13 합의 거부를 주장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야만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과 이에 따른 북한정권 종식이라는 진정한 해결책에 집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보수적인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볼턴 전 대사는 부시 행정부를 움직여온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대표적 인물이지만 최근엔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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