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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기둥을 아교로 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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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기둥을 아교로 붙이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11>

이웃 나라의 군대가 큰 군사를 몰고 쳐들어 와
위기에 처한 왕이 있었습니다.
마땅히 고를 장수가 없어 고민하던 중에
마침 이미 세상을 떠난 유명한 장수의 아들 하나가
병법서를 많이 읽어
군사 이론에 밝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왕은 곧 그에게
군대의 지휘권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왕의 신하 중 한 사람이 나서서
왕의 결정에 반대했습니다.
젊은 장수가 병법서를 읽어 이론에는 밝지만
실전 경험은 전혀 없는 사람이라서
그의 집안이나 명성만 믿고 대장으로 삼게 되면
'거문고의 기둥을 아교로 붙여 연주하는 것'과 같은 일만
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왕은 그 신하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결정을 밀어붙였습니다.
그 결과 신하의 말대로
40만이나 되는 대군을 이끌고 나간 젊은 장수는
크게 패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조괄(趙括)이라는 젊은이를
대장군으로 삼아 전쟁터로 보내려고 했던
중국 전국시대 조(趙)나라의 왕과
인상여(藺相如)라는 신하의 이야기입니다.

흔히 '기러기발'이라고 부르는 거문고의 기둥은
이리저리 움직여서 줄의 소리를 맞추는 것으로
아교로 붙여 놓으면
한 가지 소리밖에는 내지 못하게 됩니다.
인상여가 '거문고 기둥'에 빗대어 말한 내용은
조괄이라는 청년이 병법서를 많이 읽어서 이론에는 능하다고 해도
그것에 얽매인다면
실전에서는 결코 좋은 장군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로부터
'원칙이나 규칙에 얽매여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나 행동'을 뜻하는
'교주고슬(膠柱鼓瑟)'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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