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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냉전? 서로에 대한 공포심 조장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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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신냉전? 서로에 대한 공포심 조장에 불과"

오바마의 미국 vs 시진핑의 중국, G2의 새질서는?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연이은 지도부 교체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두 나라가 당분간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8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과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미국의 대통령선거와 동북아 지역 협력'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미국과 중국이 긴장관계에 놓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양국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며 당분간은 대립이 아닌 협력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가톨릭대학교 국제학부 마상윤 교수는 오바마가 선언한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가 미국 외교와 군사 역량을 아시아 쪽으로 돌리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그동안 방점을 찍어 왔던 유럽과 중동에서의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어 마 교수는 아시아로의 회귀를 선언한 오바마 행정부가 당장 중국과의 대립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미국과 중국은 앞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는 파트너라는 이야기를 몇 번을 강조해서 이야기했고, 미국과 중국이 대립으로 가서도 안 되고 그렇게 가지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는 것이다.

마 교수는 "적어도 미국의 시각에서만 보자면 중국과는 싸워서는 안 되고 싸울 수도 없는 존재라는 인식이 있다"며 "미국은 자신들이 구축해놓은 자유주의적 세계 질서로 중국을 이끌어가는 이른바 '견인 전략'을 실행할 것이냐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과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이 공동으로 '미국 대통령선거와 동북아 지역 협력' 포럼을 열었다 ⓒ프레시안(이재호)

미국과 중국, 싸울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신성호 교수는 미·중 관계가 대립하기 힘든 현실적인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아시아에서의 관계정립이 아니라 내부 경제의 회복이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로의 회귀는 중장기적으로는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당장 미국이 처해있는 현실적인 문제에 비춰봤을 때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와 압박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2기 행정부가 국내 경제문제에 대부분의 역량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당장 외교정책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외교 문제에서도 현안 중심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미국에 있어 현안은 단연 이란 핵 문제"라며 "당장 내년 1~2월이 되면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립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교수는 또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철군 문제도 미국이 당장 아시아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약속한 기한인 2014년까지 철수를 해야 하는데 미국 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쟁이 있을 것으로 본다. 워싱턴 내에서도 입장 차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미국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미국에 있어서 아시아문제는 외교 현안에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라 본격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로에 대한 공포심,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한국외대 중국어대학 오승렬 교수는 중국의 부상과 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서로에게 끊임없이 공포심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양국은 이러한 공포심을 국제적 사안이나 세계 전략의 차원에서 서로 이용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 재선에 성공한 미국 오바마 대통령(왼쪽)과 향후 중국 총서기 취임 예정인 시진핑(오른쪽)부주석 ⓒAP=연합뉴스

오 교수는 "역사적으로 보자면 지금이 양국 관계에서 가장 좋은 시기다. 중국의 주요 산업과 첨단 사업에 미국이 참여할 수 있고, 미국은 중국 관련 전문가 10만 명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이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중국이 적극 협력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즉 미국과 중국은 겉으로 보기에만 서로에 대한 긴장을 이용하여 전략적인 이점을 취하는 것이지, 속을 들여다보면 대립적인 관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중국과 미국이 각자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상대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양국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상대가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자칫 세계 경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험도 있었지만 그 정도까지의 피해는 오지 않았고, 이것이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의 힘을 실감하게 해준 사건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 역시 이 사건을 통해 중국이 협조해주지 않으면 세계 경제위기를 해결해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분석이다.

오 교수는 "물론 오바마 행정부가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에 대해 신경을 쓸 수 없는 이유가 미국 내부에서 당장 헤쳐나가야 할 현안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일리가 있다"며 "하지만 그것보다는 미국과 중국 양자가 서로에 대한 필요성이 생기고 신뢰가 쌓이면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관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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