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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원 '바지소송' 美판사의 눈물겨운 '주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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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원 '바지소송' 美판사의 눈물겨운 '주민사랑'

"워싱턴 주민들 위해 부당한 상관행 조사해야"

자신의 양복 바지를 잃어버린 한인 세탁업자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한 로이 피어슨 판사가 12일 첫 재판에서 "이번 소송은 워싱턴 주민들을 위한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워싱턴 D.C. 행정법원 피어슨 판사는 지난 2005년 자신의 바지를 잃어버린 한인 세탁소 주인 정모 씨를 상대로 낸 5400만 달러(500여억 원) 손해배상 소송의 첫 재판에서 이같이 말하고 "부당한 상관행"에 대한 조사를 원한다고 진술했다.
  
  하루 손해배상액이 14만5000원
  
  피어슨 판사는 지난 2005년 자신의 바지를 잃어버린 한인 세탁소 주인 정모 씨와 그의 아들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피어슨 판사는 처음에 바지가 없어져 새 양복을 못 입게 됐다며 1150달러를 요구했다가 실랑이가 계속되면서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고 변상 요구액도 점점 많아지게 됐다.
  
  피어슨 판사는 세탁소의 '당일수선' '고객만족 보장'이라는 광고 내용을 문제 삼았다. 그는 '고객만족 보장'이라는 표지를 붙여놓은 세탁소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워싱턴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에서 찾아 모두 제출하라고 정 씨 측 변호사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며 피어슨 판사가 과도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그는 손해배상 금액을 당초 요구했던 6700만 달러에서 5400만 달러로 낮춰 이날 첫 재판에 임했다. 5400만 달러는 하루 손해배상액을 1500달러(14만5000원 가량)로 상정하고 2년간 배상액을 계산한 것이다.
  
  "소송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끔찍한 사례"
  
  이날 법정에는 피어슨 판사의 요청으로 몇몇 증인이 출석해 해당 세탁소의 서비스에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 고객은 푸른색 스웨터를 잃어버렸지만 세탁소로부터 이 스웨터를 받은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으며 흰색 옷을 맡겼으나 베이지색으로 바뀌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89세의 한 퇴역 여군은 자신도 이 세탁소에 바지를 맡겼다가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어슨 판사는 자신의 이혼 경력과 재정적 문제들을 거론하며 눈물을 흘리고 재판정을 떠났다.
  
  이에 대해 한인 세탁업자 측의 크리스 매닝 변호사는 피어슨 판사는 최근 이혼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지독한 사람'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매닝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매우 단순한 것으로 세탁소 서비스 광고에 관한 것인데 원고는 이를 이상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닝은 이어 "이번 소송은 소송하기 좋아하는 미국 사람들의 속성을 보여주는 끔찍한 사례"라고 개탄했다.
  
  한인 측은 이번 재판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힐 예정인데, 매닝 변호사는 피어슨 판사가 패소하면 세탁소 주인에게 손실 배상을 해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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