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06 년 초에 우리 증시가 조만간 대세 상승 국면을 보일 것이니 주식을 매입할 적당한 시기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오늘은 급등세를 보이는 증시와 그 배경에 있는 달러 유동성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필자가 2006년 초 우리 증시의 대세상승이 예견된다고 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양의 달러가 지구 곳곳을 흘러 다니고 있다는 데 있었다.
미국의 무역수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수입과 수출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적자 기록을 계속 갱신해왔다. 2003년 무렵 3000억을 넘어선 무역적자가 2005년에는 7000억 달러를 갱신했고 작년 역시 7,636억 달러라는 엄청난 액수를 기록했다.
해마다 우리 GDP와 맞먹는 적자를 내고 있으니 그로 인해 전 세계로 흘러나간 달러가 달리 갈 곳이 어디겠는가?
그 엄청난 달러들은 결국 어디로든 흘러갈 곳을 찾아야 할 것이고, 그 1차적인 대상은 각 나라의 증권시장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필자가 증시 상승을 예견한 기본적인 이유였다.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만 해도 미국의 무역적자로 인한 달러 유출규모는 지금에 비하면 정말이지 새발의 피였다. 이제 와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 달러가 넘쳐나니 외환위기, 특히 달러 부족으로 인한 금융위기는 생각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 IMF는 '열중 쉬어' 내지는 동면에 들어간 상태이다.
그리고 수출 흑자가 엄청난 중국은 그로 인해 달러보유가 눈덩이 불 듯 불어나고 있다.
한 때 달러가 경화(硬貨) 노릇을 하던 시절에는 신용 약화가 달러 부족을 불러 외환위기가 일어나는 구조였으나 이제 국제금융시장은 넘쳐나는 달러의 홍수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 게임의 본질이 변한 것이다.
앞으로의 금융위기는 외환부족이 아니라, 넘쳐나는 달러 거품으로 인해 일어날 것이다. 새로운 위기가 잉태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정부가 증시 상승을 놓고 현 정부의 정책적 성공이 부른 결과라고 자화자찬하는 것을 보면서 그렇게도 내세울 것이 없나 싶었다.
넘쳐나는 달러가 만들어내고 있는 증시 상승을 놓고 거기에 숟가락을 얹으면 된다 싶었던 모양이니 그저 한심하다는 말밖에.
증시는 미국 경제가 지금과 같이 대충 지탱되면서 무역적자 폭이 늘어나는 한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무슨 핑계를 가져다 붙여서라도 오를 것이다. 그리고 핑계를 만드는 것은 이른바 전문가란 사람들이 가장 능기(能技)로 하는 일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을 지낸 그린스펀이나 여타 전문가들이 중국 증시에 대해 지나치다는 말을 내놓고 있지만 모두 수작부리는 짓에 불과하다.
미국 스스로가 무역적자를 통해 전 세계에 거품의 배경을 제공하면서 다른 나라 증시가 어떻다는 둥 지적하고 있으니 실로 가소롭지 않은가.
핵심은 미국 발 달러 거품인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음양오행의 측면에서 얘기를 한다면, 1995년 을해(乙亥)년에 시작된 세계화와 금융화의 흐름이 12년이 지난 2007년에 와서 정해(丁亥)년이 되었기 때문이다. 금융화의 물결이 12년을 지나 본격적인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을해(乙亥)라고 하는 코드는 전 세계의 동향을 살펴봄에 있어 그 의미가 대단히 크다. 1995년 우루과이 라운드를 통해 세계무역기구가 생겨났고, 세계무역의 관행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 미국은 FTA라는 양자협상전략을 펼치고 있다.
좀 더 멀리 올라가보자.
1875년 을해(乙亥)년은 당시 세계 패권을 쥐고 있던 영국으로부터 해외로 자본유출 또는 자본수출이 시작되었던 해였다.
수출된 자본을 보호하려면 그에 상당하는 물리적 뒷받침이 있어야 했기에 무력도 함께 수출되었다. 돈과 무력이 동반해서 해외로 나가는 것이 바로 훗날 제국주의라고 부르던 현상이었다.
다시 60년이 지나 1935년에는 영국에 이어 사실상의 강자로 떠오른 미국의 자본들이 해외로 흘러나가기 시작했다. 해외로 흘러나간 돈들은 요동을 쳤고 그 와중에서 프랑스의 '인민전선' 정부는 통화관리에 실패하여 단명으로 막을 내렸다.
반면에 미국의 모건 은행은 이 두 차례 자본이동의 길목을 지켰기에 세계 최고의 부호로 등극할 수 있었다. 돈을 벌고 싶은가? 그 길목을 찾아서 지키면 절로 부자가 될 것이다.
또 다시 60년이 흘러 1995년 을해년이 되자 이번에는 미국이 활로를 찾기 위해 세계화를 주창하고 나섰다. 금년 정해(丁亥)년은 그런 흐름이 한창 기세를 얻는 해이기에 전 세계 증시가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해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변한 것이 있다면 지금의 금융흐름은 미국 내 자본축적의 결과가 아니라 미국의 무역적자가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세계 금융과 무역의 결제가 과거의 금이나 은에 연동되던 경화(硬貨)시스템에서 벗어나 필요하면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는 달러를 바탕으로 하기에 그럴 수 있는 것이다.
돈을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는 현 상황에서 무역적자가 커진다고 해도 미국으로서는 사실 그리 염려할 것이 없다. 왜 그런가에 대해서는 제법 많은 분량의 얘기를 필요로 하기에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아무튼 지금은 그렇다는 것이다.
이제 정리하자.
증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는 한 계속 오를 것이다.
미국 경제가 그럭저럭 탄력을 유지하는 한, 그리고 무역적자 폭이 지속되는 한, 전 세계 증시는 동반 상승할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 변수가 있다.
첫째, 내년 북경 올림픽이 끝나면 그간 집중되었던 대 중국 투자는 뜸해질 것이고, 2011년경에는 중국의 조정이 있을 것이니 그로 인해 증시는 급락과 급상승을 통해 요동을 칠 것이다.
둘째, 일본은 그간의 거품을 걷어내고 잃어버린 체력을 요양하는 과정이라, 실물 경제와 산업력은 되살아나더라도 증시의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셋째, 탄력을 받기 시작한 러시아 경제는 2010년부터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역시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바로 미국 경제 자체이다.
지금 상황에서 미국은 아무리 무역적자가 늘어도 큰 변동은 없으나 미국을 주도하는 산업들이 2008년 하반기부터 급속도로 고갈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이고, 그런 상황이 가시화되는 시점은 2010년경이 될 것 같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지금의 엄청난 달러 유동성 거품은 생각과는 달리 2009년을 고비로 소멸하는 과정, 주로 증시의 급락으로 인한 유동성 소멸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증시 활황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 시한은 북경 올림픽까지인 것이다.
(전화:02-534-7250, E-mail :1tgkim@hanmail.net)
김태규의 명리학 카페 : cafe.daum.net/8code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