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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정상님들, 근데 왜 모이셨어요?"

천문학적 개최비에 합의는 '빈곤'…'무용론' 대두

△ 아프리카 원조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모호한 합의
△ 그 외의 모든 안건 합의 실패
△ 개최비 약 1300억 원


이른바 서방 선진 7개국과 러시아의 정상들이 만나는 G8 정상회의가 초라한 성적표만 남기고 끝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G8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말만 무성하고, 과거에 비해 후퇴한 합의만 도출하면서, 개최국 국민들의 혈세만 낭비하는 회의가 지구촌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을 뿐더러 오히려 선진국들의 전횡에 면죄부만 주고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300억 낸다더니 고작 30억!"

민간통신사인 <인터프레스서비스(IPS)>는 지난 8일 이번 G8 정상회의의 합의는 회의가 완전히 실패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나마 나온 합의도 참가국간 의견차이로 모호하고 구속력 없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독일의 휴양도시 하일리겐담에서 개최된 G8 정상회의에는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 미국 등 G8 회원국들과 일부 옵서버 국가들이 참가했다.

회의 마지막 날 G8 정상들은 아프리카의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를 퇴치하기 위한 기금으로 600억 달러를 "수년 내에" 지원하고 아프리카 교육 발전기금 5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2010년까지 아프리카 원조를 두 배 늘린다는 2005년 G8 정상회의 합의보다 후퇴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라고 <IPS>는 전했다. 당시에는 2006년부터 매년 500억 달러의 원조금을 아프리카에 지원하자고 합의했다.
▲ G8 정상회담에 참가한 '선진국' 정상들 ⓒ유엔 기후변화협약 홈페이지

독일의 엔지오인 '세계빈곤구호(Welthungerhilfe)'의 개발학 전문가인 울리히 포스트는 "G8의 선언은 겉치레(cosmetic)일 뿐"이라며 "2억 명에 달하는 아프리카인들이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린다는 사실에 비춰 볼 때 G8의 행동은 창피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이번 합의는 2010년까지 '기껏해야' 30억 달러를 더 낸다는 것이라며 G8 국가들이 2010년까지 더 내기로 했던 300억 달러에서 270억 달러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지원 시간표도 모호하다. 빈곤퇴치운동가로 유명한 아일랜드 밴드 유투(U2)의 리더인 보노는 "(G8 공동선언문은) 판단을 흐리게 하는 매우 계획적인 단어들로 채워졌다"고 비난했다.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에 2010년까지 매년 150억 달러가 든다는 유엔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 3대 질병 퇴치에 매년 120억 달러만을 지원한다는 것도 G8 정상들의 인색함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회의서 속내 드러날 것"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약속도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는 "최근 발표한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 보고서는 지구의 온도가 인간의 활동에 의해 상승하고 있으며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고 결론 내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한 반으로 줄인다는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일본의 결정에 깊이 유의한다"며 "우리는 그 목표가 달성되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대목에만 합의했다.

독일의 환경단체인 저먼워치(Germanwatch)의 크리스토프 발스 회장은 이번 선언문이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새로운 국제협약을 위한 문을 열어놨다고 평가하면서도 구속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발스 회장은 따라서 오는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예정된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인도 등이 '포스트 교토의정서'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관리들도 '올해로 끝내라'

G8 정상회의에서는 그러나 애초 논의하기로 되어 있던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 코소보 독립, 선진국의 농업 보조금 지급 등에 관해서는 의견차가 심해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처럼 하나마나 한 회의가 매년 되풀이되자 유엔 관리들마저 냉소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장 지글러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은 1975년부터 시작된 이 회의에 대해 이제는 왜 열어야 하며, 독일의 납세자들은 왜 1억3500만 달러의 운영비를 대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됐다며 G8 정상회의는 올해로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글러 조사관은 G8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국제 엔지오들이 주최한 '대안 정상회의'에 참가해 이같이 주장하고 "세계 인구의 40%인 27억 명은 절대 빈곤선 아래서 생활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세계를 정복하겠지만 인간이 만들어 낸 수많은 병리현상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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