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미사일방어(MD) 계획 협력 제의를 환영하지만 동유럽지역 MD계획을 독자적으로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각) 밝혔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측이 MD계획에 대한 협의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고무돼 있다면서도 "배치는 당분간 이뤄질 일이 아니고, 지금 논의하는 것은 유럽 방어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기 때문에" 동유럽지역 MD계획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아제르바이잔에 레이더기지를 공동 운영하자는 등의 러시아측 제안에 대한 협의가 끝날 때까지는 미국이 독자 MD계획을 중지하라는 러시아측 입장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스노 대변인은 또 미국은 MD기지로 아제르바이잔을 포함, 다른 가능한 대안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이라크가 이란과 같은 '불량국가'의 핵공격으로부터 유럽을 방어하기 위한 MD기지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주 아제르바이잔이 레이더 기지로 사용되면 미사일을 중간에서 격추하는 기지는 이라크나 터키에 구축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측 제안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체코와 폴란드 등에 추진 중인 독자 MD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8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동유럽 MD계획이 즉흥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게 아니라면서 아제르바이잔 레이더기지 운영 제안을 검토하되, 기존의 독자적인 MD계획도 계속 진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달 1-2일 부시 대통령 일가의 별장이 있는 메인주 케네벙커포트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러시아측 제안의 타당성을 비롯한 양국간 MD 협력 가능성을 집중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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