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그 왕이
궁전에서 그림을 가장 잘 그리는 화가에게
물었습니다.
'가장 그리기 어려운 것이 무엇인가?'
화가가 대답했습니다.
'개나 말 같은 것들이 가장 어렵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가장 그리기 쉬운 것은 무엇인가?'
화가가 대답했습니다.
'귀신이나 도깨비 같은 것들입니다.'
왕이 이유를 묻자
화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개나 말은 누구나 잘 알고 늘 보기 때문에
비슷하게 그리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귀신이나 도깨비는
형체를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그리기 쉽습니다.'
'한비자(韓非子)'에 소개된 일화로
이 일화로부터
'형체가 없는 것이 가장 그리기 쉽다'라는 뜻의
'귀매최이(鬼魅最易)'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파리 한 마리도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하는 인간이
본 적도 없는 신(神)은
온갖 모양으로 수없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귀매최이'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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