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의 수호자'를 자처한 미국이 '평화로운 나라'는 못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주간 <이코노미스트> 산하 조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30일 발표한 '세계평화지수' 순위에서 미국은 121개 국가 중 96위를 차지했다.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활개 치는 예멘보다 한 계단 아래였고 미국이 '세계 평화의 방해꾼'으로 지목한 이란보다는 고작 한 계단 위였다.
올해 처음 발표된 '평화지수'는 국내외 평화정도를 가늠할 24개 척도에 대해 각각 매긴 점수를 종합해 집계된 후 국제관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의 심사를 거쳤다.
국외 척도에는 지난 5년 간 국가가 개입한 전쟁의 수와 해외에서 죽은 병사의 수, 무기 구매에 사용한 비용 등이 포함됐고, 국내 척도로는 폭력 범죄의 수준과 이웃 나라와의 관계, 시민들 간의 불신 수준 등을 따졌다.
이에 해외 전쟁도 잦고 전사자 수도 많은 미국이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 흉악범죄가 많은 것도 감점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은 전체 인구 대비 교도소 수가 가장 많은 나라다.
EIU의 북유럽 국장인 리오 아브루찌는 "민주주의가 평화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나라일수록 평화롭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데에는 정부의 실력이 가장 큰 역할을 했고 다음은 소득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나라는 노르웨이로 조사됐다. 뉴질랜드, 덴마크, 아일랜드가 그 뒤를 이었고 일본이 5위를 차지했다.
최하위 국가는 미국의 침공으로 내전에 빠진 이라크였다. '인종 청소'가 진행 중인 수단. 팔레스타인과 유혈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 군비확장을 계속하고 있는 러시아가 그 보다 한 계단 씩 높았다.
한국은 32위였으며 북한과 아프가니스탄은 기준에 해당하는 정보 부족으로 순위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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