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주둔중인 자이툰 부대에 관한 '임무 종결계획서' 제출 시한이 다가오면서 파병 연장을 꾀하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같은 움직임은 자이툰 파병 논란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3~4년 당시 파병 찬성론자들이 내세웠던 '경제적 실익론'을 여전히 그 근거로 하고 있다.
국방장관, 국방연구원 보고에 '긍정 평가'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지난 23일 "자이툰 부대의 철수를 현 시점에 확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익을 위해 파병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김장수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중앙일보>가 31일 보도했다.
자이툰 부대에는 현재 약 1200명의 병력이 주둔해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국회 의결에 따라 상반기까지 '임무종료 계획'을 수립해 국회에 제출해야 하고, 국회는 그에 따라 연말까지 최종 철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중앙일보>는 김장수 장관이 KIDA 연구팀의 보고를 받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KIDA의 보고는 파병 연장 이유로 우선 '한국 기업이 이라크에서 더 많은 비즈니스 활동을 벌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고 한다. 김선일 씨 사망 사건 이후 한국 기업의 이라크 지역 진출이 금지돼 왔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장기적으로 이 지역에서 석유 채굴에 대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KIDA는 자이툰 부대가 내년에도 주둔해야 쿠르드 자치정부의 유전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고 김 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파병 부대도 변형해 주둔 연장
이에 앞서 <MBC>도 30일 자이툰 철군 여부를 고심해 온 군 당국이 파병 기간을 1년 더 연장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군 당국이 파병을 연장하는 대신 병력을 800~900명 선으로 감축해 운용한다는 계획이라며 파병 연장의 이유는 전후 복구사업 참여를 통한 경제적인 실익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미국 역시 자이툰 파병 연장을 희망하고 있음을 공식 혹은 비공식적으로 한국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또 파병시한이 올해 말까지인 아프가니스탄 주둔 다산·동의부대는 철군하되 대신 아프간 지방재건팀 참여를 통해 파병을 계속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국방부 국방부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자이툰 부대 임무종결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 국방부로서는 종합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 다양한 기관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중"이라며 파병 연장 또는 올해 말 철수 등 아직 어떠한 정책도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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