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2일 소개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미 워싱턴 아메리칸 대학의 자오 촨성 교수는 "북한은 냉전시절에 구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그랬듯이 초강대국들 사이에서 이른바 어부지리를 모색하는 데 뛰어난 수완을 갖고 있다"며 "이제는 중국과 미국의 차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국제사회에서의 입지와 협상의 지렛대를 더 확보하기 위해 오랫동안 이런 전술을 펴 왔다"며 "북한은 현재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를 원하지 않으면서도, 중국측의 반감을 사고 싶지 않은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미 사회과학원의 레온 시갈 박사도 "북한은 자국의 국익을 도모하기 위해 과거에 구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싸움을 부추긴 일이 있다"면서 "그러다가 중국이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하고 소련이 붕괴 조짐을 보이자, 김일성 주석은 1988년경에 적국이었던 나라들에 다가가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은 현재 중국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며 "중국은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 실험 이후 북한을 압박할 용의가 있고, 바로 이 때문에 북한은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을 통해 최대한 많은 선택방안을 마련해 두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엘 위트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도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필요에 따른 우방"이라며 "북한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미 버클리대의 로버트 스칼라피노 석좌교수도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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