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과 상원의 이민법 개정 합의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한인 이민자 등 가족간 유대를 중시하는 아시아계의 가족 중심 가치체계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속속 제기되고 있다.
가족이민을 제한하고 취업 이민을 확대하는 내용의 이번 합의안은 아시아의 대가족 가치관과 모순되는 것이라고 아시아 이민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다시 말해 이번 이민개혁법안은 이민 잣대의 중심축을 가족 구성원 간 재결합에서 고용 및 직업기술 기준으로 옮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은 특히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는 중요한 '가족간 재결합'이란 지난 40년 간의 미국 이민정책 근간을 허물 수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에서 아시아계 미국 이민자들을 연구하는 빌 옹힝 교수는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가족 가치를 신장시키는 시대에 가족초청이민 제도에 제한을 가하는 조치는 이런 시대 조류와는 전적으로 보조를 달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형제와 자매들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냐"면서 "가족초청 이민제도를 제한하는 것은 가족중심 가치관에 반하는 메시지"라고 꼬집었다.
이런 우려는 가족초청 이민제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
이민개혁법안은 우선 가족초청 이민제도에 점수제가 도입돼 시민권자의 성년 자녀 및 형제자매 초청 프로그램은 유지하되 학력, 경력, 영어 등 전문능력을 추가해야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민권자의 부모 초청도 그 동안 무제한 영주권을 발급해줬지만 앞으로는 연간 4만 개의 쿼터를 설정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보다 절반 이하로 축소되는 것이다
한편 미 상원은 21일부터 부시 행정부와 미 상원의 공화ㆍ민주 일부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합의한 이민개혁법안을 본격 심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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