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8일 로마 가톨릭 교회가 라틴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의 죄를 씻어 줬다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발언을 문제 삼아 사죄를 요구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표현의 자유와 관계된 행사에 참석해 지난주 브라질에서 행한 교황의 연설은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중남미에서 자행된 '원주민 학살'을 무시한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의 가톨릭 교계 지도자들과 불편한 관계를 갖고 있으면서도 교황을 직접 겨낭하지는 않았던 차베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이례적인 것이라고 19일 전했다.
차베스는 "이 곳(중남미 대륙)에서는 정말 집단학살이 있었다"면서 "우리가 이를 부인한다면 우리 스스로를 부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 13일 브라질에서 개막된 제5회 중남미·카리브 가톨릭 주교회의에서 가톨릭 교회는 미주 지역의 원주민들을 괴롭히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교황은 특히 이날 주교회의 개막식 연설에서 "구식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며 "인기에 영합하는 권위주의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서구 언론들은 이를 두고 차베스 대통령을 경계하라는 말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차베스는 물론 이 지역 원주민 지도자들도 원주민에 관한 교황의 연설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유럽인들이 로마 가톨릭 교회의 지원에 의해 중남미를 식민통치하면서 원주민 수백만 명이 학살과 병, 노예생활로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