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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이 탔던 열차' 어떻게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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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이 탔던 열차' 어떻게 달랐나

南기관사 "오래 됐지만 관리 잘 돼 있어"

17일 동해선 구간 열차시험운행에서는 북측의 디젤전기기관차인 '내연 101호'형 기관차가 등장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방문하던 장면에서나 봤을 법한 이 열차는 남측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 끌었다.

초록색과 하늘색으로 칠해진 이 객차는 북측의 '김종태 전기기관차 공장'에서 생산됐으며, 외관상으로 남쪽에서 1970년대쯤 운행했던 기관차와 비슷했다.

열차를 끄는 맨 앞의 기관차 옆면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몸소 오르셨던 차. 1968년 8월 9일'이라는 글귀와 '영예상 26호'라는 푯말이 붙어 있어 더더욱 눈길을 끌었다.

북측 행사 관계자는 "수령님이 오르신 기관차는 흔치 않은데 이번 시험운행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 남측 제진역으로 내려온 북측 열차와 승무원 ⓒ사진공동취재단

'좌석차'라고 불리는 길이 24.6m의 객차는 총 106석으로 구성돼 있다. 길이 20m, 72석으로 구성된 남측 일반 객차에 비해 조금 더 길고,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었다.

객차에 오르면 통로 양쪽으로 승무원용 사무실과 화장실이 배치돼 있었다. 통로 앞쪽의 문을 열고 객실에 들어서면 통로를 사이에 두고 한 쪽에는 세 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다른 한 쪽에는 두 명의 좌석이 위치해 있었다. 과거 남쪽의 무궁화호 좌석과 비슷한 모습이다.

앞뒤 좌석은 마주보도록 고정돼 있어 절반의 승객이 '역방향'으로 앉는 셈이 된다. 좌석 사이 창가쪽에는 조그만 테이블이 설치돼 있었다. 북측 객차의 높이는 남측의 객차에 비해 높은 편이었고 객실의 천정도 높았다.

열차는 시속 20∼30㎞ 정도로 저속운행 했으며 창문을 열어도 생각보다 소음이 크지 않았다.

동해선 열차시험운행에 남측 기관사로 참여했던 동해기관차승무사무소 김동률 기관사는 "68년식 기관차였지만 관리를 굉장히 잘해서 기관실과 운전실 모두 깨끗했다"며 "남측 엔진은 2행정 디젤기관인데 비해 북측은 4행정 디젤기관이라 훨씬 조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기관사는 남북의 열차 운전 방식에 대해 "기관사, 기관조사, 제동해방(브레이크 검사) 등 사용하는 용어도 비슷하고 전반적으로 공통점이 많았다"며 "그러나 북측 기관차에는 무전기가 없이 모든 신호를 수신호로 처리한다는 것은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북측 열차를 둘려본 남측 철도 관계자는 "기관차 바퀴에 쓰인 충격 완화 스프링이 현재 남쪽에서 쓰이지 않는 판 스프링 형태"라며 "객차의 브레이크도 지금은 없어진 비둘기호에서나 쓰였던 모양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기차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완충장치가 없어 이 열차로 시속 50㎞ 이상 달릴 경우 좌우의 흔들림이 심할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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