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인도가 역사적인 핵협력 협정의 이행 방안에 관해 협상을 진행중인 가운데 미국 상원의원들이 만모한 싱 인도 총리에게 '이란과 너무 친해지려 하지 말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미 상원의원 7명은 최근 싱 총리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인도가 그 나라(이란)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인도와 이란 양국간) 고위급 관리 상호 방문, 군사교류 확대, 경제교류 확대를 위한 협정 논의 등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의원은 또 인도가 수십억달러 규모의 가스수송관을 통해 이란의 가스를 수입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문제들은 미국과 인도 양국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서한은 인도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익명을 요구한 인도 고위 관리는 "압박성 서한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서한이 (미국과 인도간) 협상을 깰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 외교부 관리는 인도의 전통적인 비동맹 외교 노선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자칫 양국 핵 협정을 둘러싼 인도 국내의 비난 여론을 부채질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인도 국회의원도 미국 상원의원의 서한을 놓고 '공개 위협',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힌두 민주주의 정당과 공산당 등은 미국과의 핵 협정으로 인도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제약받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는 핵 협정을 체결하면서 원자로를 민수용과 군사용으로 분리, 민수용 원자로에 한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인도 정부는 이번 서한에 대해 직접 논평하지는 않았으나 앞서 싱 총리는 유엔의 요구에 협력할 것을 이란에 촉구한 바 있다.
안보 전문가인 우다이 바스카르는 "인도 정부는 최신 핵 에너지 기술의 절박한 필요성을 우선 순위에 두고 주요 석유ㆍ천연가스 수출국인 이란과 사이가 틀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현 시점에서는 핵 협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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