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일 아바나의 혁명광장에서 진행된 노동절 행사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쿠바 당국이 대외적으로 흘려 온 건강회복설이 설득력을 잃으면서 그의 건강에 관한 추측이 무성하다.
수십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혁명광장에서 대규모로 펼쳐지는 노동절 행사를 배경으로 지난 9개월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카스트로가 극적으로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나돌았으나 행사가 종료될 때까지 카스트로가 있어야 할 자리를 동생 라울 국방장관이 지켰다.
이에 앞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지난 달 29일 카스트로 의장이 노동절 행사를 계기로 업무에 정식 복귀할 것으로 믿는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세계 언론은 이날 촉각을 곤두세우고 카스트로의 등장 여부를 지켜보았다.
이날 본격적인 퍼레이드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쿠바 중앙노동자동맹의 살바도르 발데스 사무총장은 연설을 마무리 지으면서 "피델 동지의 빠른 회복과 건강을 위하여! 피델 만세!"를 외침으로써 카스트로가 행사에 직접 참석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지난 48년간 쿠바를 통치해 온 카스트로 의장이 노동절 기념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기록상으로는 이번이 3번째이지만 과거 2차례는 모두 외국 방문중에 있었던 만큼 이번 불참은 사실상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카스트로 의장은 노동절을 하루 앞둔 4월 30일 언론 기고문에서 "에너지 혁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과 브라질이 추진하고 있는 에탄올 대량생산계획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 해 7월 말 장 수술로 동생인 라울 국방장관에게 권력을 이양한 이후 네번째가 되는 '시급한 문제는 에너지 혁명'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미-브라질의 에탄올 계획을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곡물을 이용해 에탄올과 같은 대체에너지를 대량 생산하겠다는 미국 정책은 식량공급 부족 위기를 낳을 수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노동절을 맞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의해 추진되는 에탄올 계획이 전 세계 노동자와 빈곤층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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