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30일 '2006년 테러보고서'를 발표해 북한을 이란, 쿠바, 시리아, 수단 등과 함께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북한은 그간 6자회담 및 북미 관계정상화실무회의에서 자신들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것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해 왔으나 이번 테러보고서에서는 이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테러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미 국무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한 근거를 설명하면서 작년 보고서에서 포함됐던 한국전쟁 이후 한국인 납북억류인사 및 일본 이외 다른 나라 납북자에 대한 언급을 모두 삭제했다. 또 일본인 납북자에 관련한 기술내용도 상당 정도 축약했다.
이는 북한의 향후 태도와 북핵 2.13합의 이행 진척에 따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의향과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2.13합의 내용도 적시해 눈길
미국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지난 1987년 대한항공 폭파사건 이후 어떤 테러활동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한은 1970년 제트기(일본민항기) 납치에 관여했던 일본 '적군파' 소속 요원 4명을 보호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지난 2002년 송환된 5명 납북자 등 북한 정부기관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여겨지는 일본인 12명의 생사에 대해 설명할 것을 계속 요구해 왔다"고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규정된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는 "2007년 2월 13일 (6자회담) 초기조치 합의에서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는 과정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2.13합의의 내용을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하면서 "한국전쟁 이래 납치 또는 억류된 사람이 약 485명에 달하는 것으로 한국정부는 추산한다"고 적시했으나 올해에는 빠진 것이다.
미국은 1987년 대한항공 폭파사고 이듬해인 1988년부터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시켰던 리비아를 완전 삭제했다. 2003년 대량살상무기 포기 선언 이후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추진해 왔던 리비아는 지난해 4월 발표된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됐으나 다음 달 개별적으로 삭제된 바 있다.
테러보고서는 또 지난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총 1만4000건의 테러활동이 발생해 2005년에 비해 25%(3000건) 증가했으며 2만여 명 이상이 사망해 사망자수도 40%(5800명)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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