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舊여권에 '정운찬 회의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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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舊여권에 '정운찬 회의론' 확산

"차라리 출마 포기하라"…"제2의 고건 될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장고(長考)'가 '악수(惡手)'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4.25 재보선 이후 구여권의 스포트라이트는 그에게 맞춰졌지만, 정치권 문턱에서 변죽만 울리는 모습에 '정운찬 불가론'도 만만치 않게 싹텄다.
  
  비판의 요지는 너무 재기만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실체 없는 독자신당론이 거론되는가 하면 최근 그의 정치적 행위가 충청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어 '정운찬 대망론'이 조만간 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이는 '학자 출신이 정글 같은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식의 선험적 불가론과는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제2의 고건' 되는 것 아니냐"
  
  열린우리당 내에서 정 전 총장을 지지하는 충청권 의원 중 한 사람이던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27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차라리 출마포기 선언을 하는 게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지난 3월 초 만났을 때에는 이제 결심은 섰고 행동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이토록 고민을 길게 할지 몰랐다"며 "경제학자로서, 또 개혁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으로서 높이 평가했지만 시간이 너무 지났다. 훌륭한 사람인데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의 장래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만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제껏 잘 살아 왔는데 주변의 정치꾼들이 충동질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일 뿐 아니냐. 그럴 바엔 (불출마) 결심을 하고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조속한 입장 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구여권 대선주자들의 원탁회의를 공개제안 한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도 "지금 시점에서는 정 전 총장이 중요한 대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되면 장담할 수 없다"며 "주자로 거론된 지 오래 됐는데 지지도는 민망한 수준일 뿐이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정치권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최근 거론되는 정 전 총장의 독자신당론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의원은 "당을 만들려면 새로운 인사들만으로는 안 된다. 기존 정치세력에 플러스 알파가 되어야 한다"며 "정치 하려는 사람이면 누군들 못 만나겠느냐는 자세로 나와야 하는데 주요 정당 지도부도 만나지 않는 등 오히려 퇴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 전 총장은 본인의 활동으로 지지도를 올리고 독자세력화 할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잘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평화개혁미래진영의 지지율 답보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무슨 노력을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민생정치모임의 정성호 의원도 "제2의 고건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개척하려는 의사가 있다면 국민에게 결연한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저 '할 것 같기도, 안할 것 같기도' 한 애매한 태도만 보이고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경쟁과 검증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검증을 거쳐야 대선후보가 될 수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역주의를 현실적인 기반으로 삼더라도 명분상으로는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되레 지역주의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결국 승리에서 멀어지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늦어도 5월 말까지는 결론 내야"
  
  그렇다고 구여권의 입장에선 정 전 총장을 빼놓고 갈 수도 없는 처지다. 대선후보 연석회의와 통합신당 창당 등 '투 트랙'의 성사와 흥행 여부는 전적으로 정 전 총장이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등의 참여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정 전 총장이 고민을 길게 하거나 이를 포기할 경우, 또는 그가 정치권 입성 후에도 완벽한 독자노선을 고집할 경우 구여권의 대선 스케줄은 매우 난감해진다.
  
  열린우리당의 정봉주 의원은 "정 전 총장이 중도하차 하면 대선주자연석회의, 범여권 후보 오픈프라이머리 등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여러 가지 통합신당 일정이 어그러질 수 있다"며 "범여권이 오히려 큰 대미지를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도 "정 전 총장에 대한 평가나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치권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치권에서는 전체적인 시간 일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발을 굴렀다.
  
  오 위원장은 "대선주자 원탁회의나 제정당 연석회의 모두 정 전 총장의 움직임에 달려 있는 게 사실"이라며 "물론 충분한 고민을 통해 정치적 비전을 세우고 또 적절한 시기에 결단을 해야 하겠지만 5월 중순이나 5월 말까지는 결론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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