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현 대통령은 대책회의를 진두지휘하고 공화당 소속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함께 피해현장을 돌아보는 등 국가적 재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또 공화당의 대표적인 '오바마 저격수'로 불리던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대통령이 뉴저지의 피해를 알아준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시의 적절하게 행동했다"며 오바마의 재난 대응 능력에 칭찬을 보냈다.
오바마의 이러한 행보는 곧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미국 방송 <NBC>가 위스콘신, 뉴햄프셔, 아이오와 등 3개 경합주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3개 주 모두에서 근소한 차로 앞섰다.
▲ 뉴저지에서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 ⓒAP=연합뉴스 |
또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퀴니피액대학과 <CBS>, <뉴욕타임스>가 공동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가 일부 경합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롬니에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인단 29명이 걸려있는 플로리다에서 오바마는 48%의 지지를 얻어 47%의 지지를 얻은 롬니를 1%포인트 차로 앞섰다. 플로리다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롬니가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던 대표적 경합주다. 이밖에 오하이오에서는 50% 대 45%, 버지니아에서는 49% 대 47%로 앞섰다.
블룸버그 오바마 지지, 또 다른 변수 되나?
오바마가 초강력 허리케인 '샌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오바마를 지지하고 나서 대선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일 (현지시간) 블룸버그 시장이 오바마를 지지한다는 깜짝 발표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블룸버그가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오바마에 대한 그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으며, 특히 오바마가 최근의 기후 변화와 맞설 수 있는 지도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며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이에 오바마는 "블룸버그의 지지를 받아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오바마는 "기후 변화가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협할 것이고 결국 우리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빚을 지는 것" 이라며 "미국은 뉴욕이 필요로 할 때 반드시 옆에 있을 것이고 허리케인의 피해를 복구해서 다시 강한 뉴욕을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3선 뉴욕 시장이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중립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또 그는 언론을 통해 자주 노출이 된 인기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따라서 오바마와 롬니 모두 블룸버그의 지지가 부동층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 그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었다.
▲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로이터=뉴시스 |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블룸버그의 지지 선언이 오바마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아무리 인지도가 높아도 어쨌든 그는 민주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뉴욕의 시장이고, 그의 영향력 역시 제대로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가 작년 12월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블룸버그에 호의적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0%, 싫다고 답한 응답자가 26%였다.
신문은 또 블룸버그의 오바마 지지 선언은 그가 전국적으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시장은 사재를 털어 슈퍼팩(후보의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돈을 모금해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원하는 자금. 금액에 제한 없이 모금이 가능하다)을 조성했고 동성결혼, 총기 규제와 교육 개혁을 지지하는 후보에게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카고에서는 "오바마 지지하지 않겠다"는 선언 나와
한편 오바마의 제2의 고향이라 불리는 시카고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이 오바마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댄 리핀스키 일리노이 연방 하원의원은 노스웨스턴대학이 발행하는 신문 <메딜>과 인터뷰에서 오바마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오바마가 주장하는 건강보험개혁법의 허점과 입법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리핀스키 의원은 지난 2010년 소위 '오바마케어(Obamacare)'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안이 하원 표결에 부쳐졌을 때도 반대표를 던졌다. 또 지난 6월 연방 대법원이 오바마케어에 대한 합헌 판정을 내렸을 때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안은 건강보험 비용을 낮출 수 없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리핀스키 의원의 이 같은 행보는 시카고와 일리노이 주의 민주당 정치인들이 오바마 재선에 공을 들이는 것과는 180도 반대되는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선언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난히 하원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하원의원 선거에서 그는 69.7%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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