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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에 준 방위비분담금이 이라크전 비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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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에 준 방위비분담금이 이라크전 비용으로?

분담금 7000억 미국계은행 예치해 1000억 이상 이자수익

매년 방위비분담금의 증액을 요구해왔던 주한미군이 쓰지 않는 거액의 방위비분담금을 금융권에 예치해 두고 매년 수백억 원의 이자수익까지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발간된 <신동아> 5월호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주둔경비지원금(방위비분담금) 중 7000억 원 이상을 미국계 은행 서울지점에 예치해 2002년부터 총 1000억 원 이상의 이자수익을 얻었고, 그 수익을 매년 미 국방부로 입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에 내야 할 세금이 원천징수되지 않아 총 100억 원 이상의 탈세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신동아>는 또 이같은 사실을 청와대와 국방부가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아가 국방부는 이같은 사실을 협상을 담당하는 외교부에게 알렸다고 말했으나 외교부에서는 "국방부가 협상 담당자들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로의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자 한 푼도 없다"더니…
  
  <신동아>의 보도는 주한미군이 2002년 한국 정부가 제공한 1000억 원을 한국의 금융권에, 2002년 이후에는 방위비분담금 7000억 원을 미국 금융권에 각각 예치했다는 4월호 보도의 후속탄이다. ( ☞관련기사 바로가기)
  
  당시 보도에 대해 주한미군사와 국방부는 "예치된 자금의 대부분은 이자가 한 푼도 나오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는데 5월호 보도는 그 해명이 거짓이었음을 밝힌 것이다.
  
  5월호에 따르면 주한미군사는 2002년 이후 받은 방위비분담금의 일부인 7000억 원을 영내은행인 커뮤니티뱅크에 예치하고 있다. 형식상 이 계좌에서는 이자가 붙지 않지만, 커뮤니티뱅크는 이를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지점 등에 다시 예금해 2006년 한해에만 300억원의 이자를 지급 받았다.
  
  커뮤니티뱅크는 또 영내은행 운영계약에 따라 발생한 이익 전부를 매년 9월 미 국방부로 입금하고 있으며, 이렇게 발생한 이익은 2002년부터 1000억 원에 달한다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특히 이렇게 미 국방부로 입금된 운용수익은 일반회계로 편입되어 주일미군이나 이라크전 등 한국과는 관계없는 지역에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분담금의 용도를 '주한미군의 주둔과 관련된 비용'으로 규정하고 있는 한미방위비분담금협정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커뮤니티뱅크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사실상 계열사
  
  이에 대해 주한미군사령부는 이 잡지에 "방위비분담금이 커뮤니티뱅크에 예금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간 상업은행인 커뮤니티뱅크가 이를 어떻게 운용하는지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또 "주한미군이 커뮤니티뱅크의 분담금 예금계좌로부터 이자를 받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주한미군사는 커뮤니티뱅크가 이를 시중은행에 재예금해 얻은 수익 전체를 미 국방부로 입금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에 대해서는 주한미군이 답할 의무가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고 <신동아>는 보도했다.
  
  한편 이 잡지는 "커뮤니티뱅크에 이자를 지급하는 미국계 은행이 12%의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있다"며 "민간 상업은행인 커뮤니티뱅크의 자금운용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 상의 면세혜택을 받을 수 없는 '투자행위'이므로 탈세에 해당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커뮤니티뱅크는 미 국방부와의 계약에 따라 뱅크오브아메리카 군사금융사업부가 운영하고 있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지점과 '특수관계'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사실상 계열사인 두 금융기관이 한국 정부의 무관심을 이용해 총 120억 원의 세금을 탈루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신동아>는 보도했다.
  
  "방위비분담금 부족하다는 낯뜨거운 주장 계속하나"
  
  이같은 보도에 대해 참여연대는 "방위비분담금이 주한미군에게는 '눈 먼 돈'이며,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정부의 안일한 협상태도와 맹목적 동맹 인식 때문임을 다시금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십수년 간 64억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제공하고도 정부는 그것이 적정한 규모인지,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미 측의 요구수준이 타당한지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도 통제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어 "미군 감축에도 불구하고 방위비분담금을 증액해주고, 미측이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기지이전비용조차 방위비분담금에서 해결하려는 것을 용인하고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정부 당국"이라며 이 때문에 "주한미군 사령관이 방위비분담금이 부족하다며 앞으로 더 증액해야 한다는 낯뜨거운 주장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3월 방위비분담금협상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현재까지 감사에 착수하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인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묵인해온 정부 관계자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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