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해찬-박지원 사퇴 불가"

단일화 국면 앞두고 인적 쇄신 내홍 번지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일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지도부 총사퇴론'에 대해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두 분은 이미 2선 퇴진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저의 선대위 활동에 지장을 주는 바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도 "모두 힘을 합쳐야지 어느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박지원 원내대표에 이어 이 대표와 문 후보까지, 사실상 당 수뇌부 모두 사퇴를 거부한 셈이다.

문재인 "이미 2선 퇴진 한 것이나 마찬가지… 제게 시간을 좀 달라"

문 후보는 이날 오전 강원도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두 분은 일단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았고 최고위 권한은 후보인 제게 위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선거운동 지원을 위해 세종시를 중심으로 상주하다시피 하겠다는 말을 한 바 있고, 박 원내대표도 전남 등 호남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선대위 산하 새정치위원회가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기로 한 데 대해 "완전한 퇴진이 이뤄져야 민주당의 쇄신의지를 분명하게 보일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충정에서 그런 요구들이 나온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고려할 문제도 많기 때문에 저한테 맡겨주고 시간을 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쇄신이라는 게 곧바로 지도부의 퇴진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일체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과 소통하고 동행할 수 있는 열린 정당구조 바뀌는 게 쇄신의 본질"이라며 "정치혁신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해찬, 김한길 최고위원 사퇴에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최근 언론의 여러 보도, 의원들의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 모든 것이 정권교체를 위한 간절한 소망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한길 최고위원의 사퇴 보도가 있는데 정말 그러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앞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김한길 최고위원에게도 사퇴를 만류했다.

이 대표는 "생각 같아서는 할 말이 많지만 사안이 워낙 중요하고 국민 앞에 큰 책임을 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걸 신중하고 진중하게 앞뒤 가려서 힘을 합쳐야 할 수 있는 마지막 대업이라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분들이 똑같은 마음으로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다"며 "아무쪼록 견해차와 보는 시각차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 결국 승리할 수 있다"며 화합을 주문했다.

후보와 당 대표단 모두 사퇴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통합당은 당내 초선의원과 비주류 의원 중심의 '지도부 총사퇴론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대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단일화 국면을 앞두고 인적 쇄신을 둘러싼 갈등이 어떻게 수습될지가 앞으로 주목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