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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BC방송, 조승희 육성 비디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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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BC방송, 조승희 육성 비디오 공개

분노와 원한 표출…1차 범행 후 발송한 듯

미 NBC 방송은 18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19일 오전 7시 30분)부터 'NBC 나이트 뉴스'를 통해 버지니아공대 총격 사건의 범인인 조승희 씨가 보낸 동영상과 사진 등을 공개했다.

조 씨는 총격 사건 당일 보낸 비디오에서 "이 일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나는 떠났어야 했다"며 자신에게는 이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조 씨는 "오늘 일을 피할 수 있었던 수천억 개의 기회와 방법이 있었다"며 "그러나 너희들은 나를 죽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편물에는 또 분노와 원한, 그리고 '바로 잡고자 하는 열망' 등을 표현한 1800개의 단어로 된 선언문(manifesto)같은 발언이 담겨 있었다. 여기에는 '이 일은 벌어지지 않아도 됐다'는 메시지도 포함됐다.

특히 NBC는 적어도 범행 6일 전에 우편물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보도해 치밀한 사적 계획에 의해 범행이 자행됐음을 시사했다. 조 씨는 또 지난 1999년 발생했던 컬럼바인 고교 총기사건의 주범들을 '순교자'로 표현하기도 했다.

NBC뉴스의 스티브 캡퍼스 사장은 "우편물에는 지난 16일 사건 당일의 사진은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이를 암시하는 모호한 자료들이 있었다"며 "우편물에는 23개의 비디오 파일이 있었고 조씨가 카메라에 직접 대고 말했다"고 전했다.
▲ 미국 NBC 방송이 공개한 범인 조 씨의 사진 ⓒ연합뉴스

그는 "특정인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죄와 '자신을 죽이는 것',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부에 대한 증오' 등을 말했다"고 전했다.

조 씨는 우편물에서 "나를 막다른 곳으로 밀어 넣어 나에게 하나의 선택권만 줬다"며 "결정은 네가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너는 이제 절대로 씻겨지지 않는 피를 너희 손에 묻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동영상 녹취록 전문

시간이 다가왔다. 일은 오늘 시작된다. 어쩔 수 없었다.

당신들은 오늘과 같은 일을 피할 수 있는 수천억 번의 기회와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내 피를 흘리기로 결정했다. 당신이 나를 궁지로 몰아넣었고 나에게 오직 한 가지 선택만 있었다. 판단은 당신들이 한 것이다. 나에게는 이런 짓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당신의 손에 피가 묻게 될 것이고 절대 씻어지지 않을 것이다.

당신들은 나를 괴롭힘으로써 즐거워했다. 당신들의 쾌락을 위해 나는 머리에 암덩어리가 있는 것처럼 아팠다. 심장은 산산히 조각났고 내 영혼을 갉아먹고 있다.

나는 떠날 수 있었고 도망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겠다. 이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의 아이들과 형제자매들을 위한 것이다.

나쁜 놈들, 너희들은 내 마음에 못을 박았고 영혼을 파괴했고 의식을 불태웠다. 너희들이 제거하는 인물이 불쌍하고 하찮은 소년이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런 너희들에게 고맙게도 나는 앞으로 오랫동안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예수처럼 죽는다.

누가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알아? 목구멍으로 쓰레기를 넘기는 기분은? 자기 무덤을 파는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알아? 양쪽 귀까지 입을 찢기는 기분이 어떤지 알아? 산 채로 불에 타 죽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 모욕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는 기분은 알아? 보는 사람의 재미를 위해 피를 쏟으며 죽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아?

단지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 게 너희는 얼마나 많았어. 너희들에겐 메르세데스(자동차)도 충분치 않고, 금 목걸이도 충분치 않고, 신탁 펀드, 보드카, 꼬냑도 충분치 않았어. 방탕한 생활도 충분치 않았어. 당신들의 쾌락을 채우기에는 모두 부족했다. 당신들은 모든 것을 가졌기 때문이다.

나이트 뉴스 앵커는 우편물을 직접 보여주면서 조 씨가 사건 당일 직접 작성해 특송 우편으로 보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편물의 소인은 9시 1분으로 찍혀 있어 조 씨가 7시 15분 첫 번째 총격을 벌인 후 방으로 돌아와 우편물을 보내고 9시15분 2차 총격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 조 씨의 평범한 모습 ⓒ연합뉴스

1차 총격과 2차 총격 사이 조 씨의 행적이 밝혀짐에 따라 경찰 수사에 단서가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

버지니아주 경찰 당국자는 이날 글과 영상들이 담긴 이 우편물이 "이번 수사에서 아주 새롭고 중대한 단서일 수 있다"며 "지금 이의 가치를 분석, 평가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편물은 미 연방수사국(FBI)에 넘겨져 분석되고 있다.

우편물에는 또 조 씨의 평소 모습을 촬영한 사진 등 총 29장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이 가운데 두 장은 '정상적인'(Normal) 대학생의 모습이었지만, 나머지 사진에선 자살을 암시하는 듯 자신의 목에 칼을 대거나 머리에 총을 겨누는 모습도 있었다. 총알들을 찍은 사진도 있었다.

여러 장의 사진과 비디오, 글이 들어 있었으며 NBC는 이를 받자마자 당국에 신고했다.

NBC는 "두서 없는 비난 글 등이 담긴 우편물은 첫번째(기숙사) 사건과 두번째(공학부 강의동) 사건 사이에 보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조승희 씨가 보낸 사진들 ⓒNBC 뉴스 홈페이지

NBC뉴스 조승희씨 동영상 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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