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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버지니아공대 총격 참사 늑장ㆍ허술 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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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美 버지니아공대 총격 참사 늑장ㆍ허술 대응 논란

"최초 총격 후 두번째 총격까지 2시간반동안 뭘 했나"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사건으로 기록된 버지니아공대 총격 참사 과정에서 대학 당국과 대학 경찰의 늑장 허술 대응이 참사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아침 일찍 범인의 최초 총격에서 두번째 총격이 시작된 9시 45분까지 무려 2시간 30분 이상의 공백이 있었는데도 대학측이 교문을 폐쇄하고 학생들에 위험상황을 알리는 등의 대응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범인은 이날 아침 1학년 기숙사의 각 방들을 일일이 뒤지며 자신의 전 여자 친구를 찾아다녔고 이 과정에서 남학생 1명과 여학생 1명을 살해했다. 숨진 남학생은 조지아주 오거스타 출신의 4학년 라이안 클라크였고 여학생은 1학년 에밀리 힐셔였다.
  
  이후 공학부 건물인 노리스홀에서 두번째 총기 난사가 시작된 것은 오전 9시 45분. 자그마치 2시간 30분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대학당국이나 대학경찰은 효과적인 대응조치를 취하지 못했는가를 비롯해 숱한 의문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 경찰은 범인이 처음 기숙사에 침입한 것을 알고도 왜 위험이 기숙사에만 한정됐다고 생각하고 대부분의 희생자가 난 강의동 쪽 경비는 생각하지 못했는가.
  
  경찰은 왜 범인이 처음에 2명을 살해하고 대학 캠퍼스를 떠났을 것으로 추정했는가.
  
  첫 총격 후 2시간여 후 강의동에서 희생자가 대량 발생할 때쯤에야 캠퍼스 전체에 위험을 알리는 이메일이 보내졌는데 왜 그렇게 경고가 지체됐는가.
  
  근본적으로 학교의 비상계획과 통신체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이 대학 차스 스테거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대학 당국은 오전 7시15분(현지시각)께 첫 신고가 들어왔을 때 외부 침입자가 아닌 내부자 소행이며 범인이 달아난 것으로 잘못 생각했었다며 "그 이후 참사가 일어날 줄은 생각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기숙사 총격 즉시 기숙사 출입문을 폐쇄하고, 900명을 수용한 기숙사 각 방을 돌며 경고할 수 있도록 사감들에게 전화 통지가 갔으며, 보안요원들을 기숙사에 배치하고 대학 구내 전체에 대한 순찰도 시작했었다고 설명했다.
  
  대학구내 전체에 대한 출입금지를 지시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는 기숙사에 거주하지 않는 학생 수천명이 오전 8시 수업을 듣기 위해 드넓은 구내 곳곳의 주차장에서 쏟아져나오는 상황이었다며 "어느 지점에서 통제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첫 총격에 관한 이메일 경고를 오전 9시26분에야 받았다며 범인이 2차 총격을 할 수 있도록 제지받지 않았던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버지니아 공대와 무관한 보안 전문가들은 대학 당국이 이런 종류의 비상시 대응 요령을 갖고 있고 그에 따라 실행했는지, 비상통신 체제가 최신으로 구비됐는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전국학교안전서비스(NSSS)의 케네스 트럼프씨는 이런 비상사태 대응의 "관건은 학생과 학부모, 교수진과 교직원 등에게 알릴 수 있는 확실한 통신수단을 갖췄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대학 보안문제 전문가인 세이프 헤이븐 인터내셔널의 마이클 돈씨는 교직원과 학생들이 평소 이런 문제에 대해 협력 대응하는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비상계획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며 훈련 여하가 "희생자를 한두명으로 줄이느냐 대량 희생자를 내느냐를 가른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공대는 이미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해 8월 총격 사건으로 캠퍼스가 폐쇄된 적이 있다.
  
  당시 탈옥수가 캠퍼스 밖의 한 병원 경비원을 살해하고 이 대학 지역으로 도망와 이를 뒤쫓던 부보안관이 캠퍼스 바깥에서 또 살해됐었다.
  
다음은 AFP통신이 총기난사사건의 과정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내용.
  
  ▲7시15분(오전) : '911 응급전화'로 버지니아공대 기숙사의 하나인 '웨스트 앰블러 존스턴홀'에서 총격이 발생, 남녀 한명씩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
  
  ▲7시30분 : 부상자 2명이 버지니아공대와 가장 가까운 몽고메리 리저널 병원으로 후송. 수사관들은 두 사건의 관련 단서를 추적.
  
  ▲8시 정각 : 강의 시작. 경찰은 기숙사를 비우게하고 목격자 청취를 시작. 범인이 교정을 벗어난 것으로 판단, 두 사건을 독립된 사건으로 다루기로 학교의 동의 아래 결정.
  
  ▲8시25분 : 대학 관계자들이 기숙사의 피해상황을 파악, 학생들에게 공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집결.
  
  ▲9시26분 : 학생들에게 총격사건이 발생했으니 조심하고 의심스러운 일을 목격하면 경찰에 신고하라는 내용의 이메일 발송.
  
  ▲9시45분 : 공학부건물인 노리스홀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는 응급전화가 대학 경비측에 걸려옴. 내용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범인이 교실을 옮겨다니며 총을 쏘아 30명을 죽인 뒤 자살했다는 것. 범인이 아시아인이며 검은 재킷을 입고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
  
  현장에 달려간 경찰은 건물 출입문이 체인들로 안쪽에서 막혀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출입문을 부수는 과정에서 총성을 들었음. 경찰은 총성이 들리는 2층으로 올라갔으며 도착하자마자 총성은 멈췄고 자살한 범인을 발견.
  
  ▲9시55분 : "총을 가진 남자가 교정에 난입했으니 추가 공지 전까지 건물 밖으로 나가지 말고 창문에서 떨어져 있을 것"을 촉구하는 2번째 이메일이 학생들에게 전달. 교내 방송으로도 비슷한 메시지 전파.
  
  ▲10시16분 : 모든 강의가 취소됐으며 건물 안에서 문을 잠그고 창문에서 떨어져 있으라는 세번째 이메일 전달.
  
  ▲10시52분 : 공학부건물에서 총격사건이 발생, 여러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으나 범인은 붙잡혔으며 경찰은 혹시 있을지 모를 다른 범인을 쫓고 있다는 4번째 이메일 전달. 실제 범인은 숨졌으나 경찰은 기숙사와 공학부건물 사건이 같은 범인이 저지른 것인지 확신못했음.
  
  ▲12시15분 : 대학 학장과 경비대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2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발표. 오후 들어 희생자 숫자는 범인을 포함해 적어도 33명인 것으로 확인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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