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개혁 시민사회의 정치세력화를 추진해 온 '창조한국 미래구상'과 '통합과 번영을 위한 국민운동'이 17일 통합을 선언했다.
이에 맞춰 이들과 깊이 교감해 온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이끄는 민평련 일부 의원들과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민생정치모임도 이날 통합을 선언할 예정이다. 시민운동세력의 통합 움직임에 정치권이 호응하는 구도다.
'김근태+천정배' 통합 이뤄지나? 합의문 채택은 미지수
김근태 전 의장 계열로 분류되는 열린우리당 내 민평련 소속 일부의원들과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민생정치모임 의원들은 17일 낮 오찬회동을 갖고 통합의 물꼬를 트기 위한 연대방안을 논의한다.
민평련 소속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새로운 동력이 중심이 되는 통합이 돼야 국민들의 기대를 모을 수 있으며, 새 움직임은 제도권 밖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대의 수준을 놓고 민생모임 측은 "사실상의 통합 선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평련 측은 "낮은 수준의 정책연대"라는 입장이어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17일 오전 회의를 열고 합의문을 발표하는 수위로 통합을 선언할지 여부를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근태 전 의장 등 민평련 측 일부 의원들이 합의문 발표에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일단 한미 FTA 반대를 고리로 각자의 당적을 유지한 채 통합교섭단체 구성 등을 모색한 뒤, 정치권 상황을 지켜보며 독자신당을 창당하는 방안도 열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구여권은 △'후보중심의 제3지대 통합'을 주장하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정동영 전 의장계 △민주당과 통합신당추진모임의 독자신당 △김근태-천정배 연대로 3분돼 내부 경쟁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안팎 개혁세력 "한미FTA 반대 기조로 통합"
김근태, 천정배 의원의 움직임과 맞물려 외부 시민단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 정대화 상지대 교수, 지금종 전 문화연대 사무총장 등 시민사회의 명망가들이 대거 참여해 발족시킨 '창조한국 미래구상'과 70~80년대 초반 민주화 운동 세력이 주축이 되어 만든 '통합과 번영을 위한 국민운동(국민운동)'은 진보적 시민운동세력을 자처하는 그룹으로 노선이 비슷해 통합이 예견되어 왔다.
이들의 통합선언은 진보진영의 시민사회세력을 먼저 묶고 본격적인 통합작업에 나서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크다.지금종 미래구상 사무총장은 "시민사회세력을 먼저 묶고 일종의 '행동 프로그램'으로서 신당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행동 프로그램'은 이날 통합을 선언하는 김근태, 천정배 등 정치권 내 개혁 그룹에도 문호를 열어놓고 있다. 이들을 이어주고 있는 것은 때맞춰 국가적 현안으로 부상한 한미FTA에 대한 반대 기조다. 미래구상 등에서 연대할 수 있는 개혁세력의 기준을 '신자유주의 반대, 한미FTA 반대'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천 의원 등은 정치권 밖의 시민사회세력이 창당을 주도하는 형태를 선호해 왔다.
지 사무총장은 "각 계보 계파를 떠나서 진보적 지향을 가진 이들은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근태 전 의장이나 천정배 의원도 가능성이 있으며 이들이 이끄는 민생정치모임과 민평련도 우리와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운동'의 최윤 집행위원도 "정치권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데 대해선 바람직하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들은 늦어도 7월말까지 신당창당 작업을 마무리 짓고 9월 말 정도까지 내부 경선 등을 거쳐 후보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이 대체로 신당 창당의 마지노선을 5월로 상정하고 있는 데 비하면 상당히 느린 진행이나 이들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지 사무총장은 "자체적으로 신당으로 전화하기보다 미래구상과 국민운동은 정치권 바깥 세력으로 존재하되 이중 멤버십을 허용해 주요 멤버들이 신당을 창당하는 방식으로 공동의 행동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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