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바그다드의 특별경계구역인 '그린존'내 국회 의사당 안 식당에서 12일 폭발이 일어나 일어나 점심을 먹던 이라크 의원 3명을 포함, 8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부상했다고 미군이 밝혔다.
AP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 이라크 보안관리의 말을 인용, 이 폭발사건은 자살폭탄 테러로, 테러범은 수니파 소속 의원의 한 경호원이라고 보도했다.
테러 현장에 있었던 모하메드 알-다이니 의원은 알-샤르키야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 테러가 폭발물을 숨긴 조끼를 입은 자살폭탄 테러범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이는 (의사당의) 보안상태가 해이해졌다는 것을 뜻한다"고 우려했다.
이날 테러로 숨진 의원은 11개 의석을 차지하는 소수 정파인 수니파 정파 국가대화전선의 모하메드 아와드와 수니파 국민화합전선의 타하 알-리헤이비, 집권정파인 시아파 통합이라크연맹 니아마 알-마야히 등 3명으로 알려졌다.
이번 폭발이 자살폭탄 테러라면 그간 그린존을 겨냥한 공격이 그린존 외부 원거리에서 발사된 박격포나 로켓포 공격이었던 것과 달리 그린존과 의사당의 삼엄한 경호망이 뚫렸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이라크 내 무장세력이 미군 사령부와 미 대사관, 이라크 총리실, 정부기관 등이 밀집한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그린존까지 무력화한 셈이다.
특히 이날 그린존 입구에서는 탐지견만 있었을 뿐, 폭탄을 감지하는 스캐너가 고장이 나 손으로만 검색한 탓에 보안에 허점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관리들은 또 폭발이 일어난 식당 옆 건물에서 폭발물이 담긴 손가방 2개를 발견, 해체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1일 자살폭탄 공격에 쓰이는 조끼 2벌이 그린존 안 쓰레기통에서 발견되기도 했고 2004년 10월엔 그린존 안 시장과 카페에서 저항세력이 설치한 폭탄이 터져 6명이 사망했다.
이라크화합전선의 칼리프 알-이리얀 의원은 "이날 공격은 이라크 국민의 대표이자 상징인 의회의 모든 정파를 겨냥한 공격"이라며 "현 정부의 안정화 정책이 100% 실패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루 핀토 대변인은 "미국인 사상자는 없다"며 "그린존 안의 폭발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사건 경위를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바그다드에 보안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아직 (이라크 안정화 작전의) 초기단계이며 테러리스트가 바그다드의 안보상황을 저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살테러가 일어나기 수 시간 전 바그다드를 동서로 나누는 티그리스 강을 가로지르는 알-사라피야 다리에서 차량 자살폭탄 공격이 일어나 다리가 붕괴하고 차량이 강에 빠져 10여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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