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측 협상대표는 11일 양측간에 타결된 합의내용 중 일부가 미 의회와 행정부 간 협의 결과에 따라 재협상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커틀러 대표는 이날 워싱턴 헤리티지재단 주최 토론회에서 "노동과, 혹은 다른 조항들에 대해서도 미 행정부와 의회 간에 협상이 진행 중이고 한국측에도 이런 협의사실을 알렸다"면서 "이같은 협의가 마무리되면 한국측과 향후 최선의 진전 방안을 모색할 입장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커틀러 대표는 토론회 후 재협상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미 의회와 행정부가 노동조항 및 다른 FTA 관련 조항들에 대해 보다 광범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이런 협의들이 끝나면 향후 방안을 한국측과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커틀러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미 의회와 행정부 간의 협의에서 한미 FTA 합의사항 중 일부 수정 결정이 내려질 경우 한국측에 이에 따른 협상을 요구할 방침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커틀러 대표는 미 의회와 행정부 간 협의 대상을 '노동 및 FTA 관련 다른 조항들(labor provisions and possibly other provisions with respect to FTA)'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주미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한미 양국간의 FTA협상은 끝났으며, 재협상은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미 의회와 행정부 간에 노동 및 환경분야에 대한 무역정책 개혁방안이 협의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 "커틀러 대표의 언급도 재협상을 의미한다기 보다는 미국 정부와 의회 간에 새 정책방향이 정해지면 이에 따른 추가 협의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한미 FTA합의안에 대한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커틀러 대표는 한미 FTA합의안에 대해 의회측과 긴밀한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합의안의 의회 승인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한미 FTA합의안이 아주 자세하고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아시아 다른 나라들과의 향후 협상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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