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 의제를 놓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과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이 이번엔 관련 협의체 구성 문제를 놓고 맞붙었다. 문 후보 측은 단일화 일정을 고려할 때 한시가 바쁘다는 입장이고, 안 후보 측은 정치개혁안 협의체 구성이 단일화를 위한 포석이라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 캠프의 이인영 선대위원장과 안 후보 캠프의 송호창 선대본부장은 29일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교육관에서 비례대표제포럼 등이 '정치제도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 각 후보 캠프 패널로 참석해 신경전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이정희 후보 측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과 심상정 후보 측 진보정의당 노회찬 대표도 함께 했다.
정치개혁안에 대한 공동 협의체 구성 논의의 포문을 연 이는 문 후보 측 이 위원장이었다. 이 위원장은 "네 분 모두가 비례대표 확대 방안에는 손 쉽게 합의할 거라 생각한다"면서 "비례대표제만 하면 모든 정치개혁 다 되는 게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좀더 긴 시간을 갖고 전반적인 정치혁신안 논의할 자리 있으면 좋겠고 진전된 안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별도 논의 테이블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아울러 "정치개혁안 (합의) 못지않게, 정책과 비전에 대한 합의도 중요하다, 후보단일화 문제까지 세 방면의 종합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단일화 논의도 함께 제안했다.
이에 안 후보 측 송 본부장은 정치 개혁의 시급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치개혁안 테이블 구성' 논의엔 거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안 후보는) 기존과 다른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야권 힘 모으는 것도 전혀 색다른 방법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의 방식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비판한 뒤 "단일화보다는 의제를 통해 힘을 모아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각 대선 후보를 보험상품에 비유하며 "(고객은) 상품을 선택할 때 설명을 들어야 한다, 또 내용을 설명하는 고지의 의무도 있다"며 단일화 논의 시점이 이르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다시 송 본부장의 말을 즉각 반박했다. 그는 "권력 야합을 하자는 게 아니라 정치쇄신 연합, 정책 비전 연합, 가치 연합을 하자는 것"이라며 "그것을 논의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정치라고 생각한다, 이를 지나간 방식이라고 하면서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지 못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정치에서 시간은 굉장히 빨리 간다, 국민은 (두 후보가) 함께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고 기대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여기에 답을 해야 한다"며 신속한 단일화 논의를 강조했다.
송호창 "의원 수 축소 주장, 정치권 특권 내려놓자는 취지"
지난 주 정치권에 핵폭탄급 파장을 일으킨 안 후보의 '의원 수 축소' 주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송 의원은 다른 패널들이 의원 수 축소 주장의 논리적 오류를 지적하자 "100석을 줄이자고 말한 적은 없다. 특권을 줄이자는 취지로 (안 후보가) 말한 것"이라며 "언론 보도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노회찬 대표는 "부산에서 18명이나 뽑혔기에 그나마 문재인 후보나 조경태 의원이 당선 될 수 있었다"며 "국회의원 숫자 줄이게 되면 우리가 혁파하고자 한 거대 양당체제가 고착된다"고 비판했다.
송 위원장은 이에 "달을 가리키면 달만 갖고 얘기해야지 손가락을 보고 말할 건 아니다"며 "의원 수를 몇 명으로 줄이자는 얘기가 아니라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치개혁에 나서자는 얘기였다. 200명, 300명, 500명이 적절하냐는 걸 논쟁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이야기였지, 숫자에 집착한 건 아니었다라는 것은 다행스러운 말씀"이라며 "일 잘하는 국회의원이 되도록 하자는 문제의식이 반영되기 전에 숫자의 문제로 둔갑하면서 생겼던 오해나 불필요한 마찰의 소지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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