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4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그리고 요르단 정부 대표 등을 도쿄로 불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해결을 위한 국제회담을 열었다.
주변국도 아닌 일본이 이-팔 중재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중동의 정치 환경을 관리해 석유에너지의 안정적 수급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제 사회에서의 정치적 발언권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경제협력방안 중점 논의될 듯
이틀간 열리는 4자회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경제협력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통신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 군사적 노력들이 모두 실패한 만큼 회담 참가국들은 경제적 노력이 마지막 해법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일본은 팔레스타인의 동쪽 가장자리를 남으로 흐르는 요르단 강을 따라 농공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에 1억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서구가 '테러단체'로 지목한 하마스가 집권한 작년 이후 미국 등으로부터 원조가 끊겨 팔레스타인 민생고가 심각한 만큼, 대규모 원조를 고리로 이스라엘에 대한 유연한 태도를 끌어내려는 전략인 셈이다. 일본은 미국 다음 가는 팔레스타인 원조국이기도 하다.
일본이 대규모 원조까지 약속하며 이-팔 문제 해결 중재에 주력하는 것은 일본이 경제대국을 넘어 강대국 대열에 끼기 위해 국제 정치에서도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경향과도 맞물린다. 일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도 노리고 있다.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것도 일본이 중동 정치를 도외시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 인도의 급성장으로 중동 석유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보니 일본의 발걸음이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본이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이-팔 간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중동 국가들과 사이가 나쁜 미국의 정치적 짐을 덜어줄 수도 있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은 오는 4월 말이나 5월 초 즈음으로 거론되는 아베 신조 총리의 중동 순방에서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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