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중도개혁 통합신당 추진모임과 민주당이 통합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통합 교섭단체'에 대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양측은 "합의에 이른 수준은 아니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논의가 있었던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탈당파 "공감대 있다"
통합신당 추진모임의 양형일 대변인은 8일 "열려 있는 가능성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잠정합의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또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한 방법이라는 의원들의 공감대 속에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도 "잠정합의라는 표현을 쓸 만큼 확정된 것은 없다"며 "여러가지 가능한 논의 중의 하나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은 세불리기와 통합신당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추가로 탈당해 결합할 경우 총 50명 선에 이르는 통합신당의 원내 모태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한길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민주당 "아이디어는 좋은데 강경파 자극할까 무서워"
통합교섭단체 구성에 비교적 적극적인 통합신당추진모임과는 달리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일단 현역 의원 일각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민주당의 틀을 유지한 채로 열린우리당 탈당파 및 국민중심당 등과 통합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며 "(통합 교섭단체 구성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로 통합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불씨가 될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통합에 부정적인 당 원외위원장 등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해 이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설사 그런 움직임이 물밑에서 있다 하더라도 4월 3일 전당대회가 치러져야 구체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현재의 논의는) 오히려 (통합에 반대하는) 강경파만 양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논의가 민주당과 통합 논의를 전개해 온 열린우리당의 일부 재선의원들을 통해 알려진 점을 지적하며 "이 사람들이 어느 정도 훼방을 놓으려는 의도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9일 오후 2시 '중도개혁세력통합추진특위(중추위)'를 열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통합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당대회를 앞둔 일정 상 지난 열린우리당 재선 그룹과의 통합 논의에서 그랬듯 공식적으로는 거부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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